영화/코미디/로멘틱

고스트 타운 (Ghost Town, 2008) - 유치하지않은 품위있는 웃음들.. 그러나 한방이 부족하다.

챈들러전 2008. 12. 26. 16:21


고스트 타운 (Ghost Town, 2008)


코미디.판타지.멜로.로멘스 / 미국 / 102분
감독   데이빗 코엡
출연   릭키 제바이스, 그렉 키니어, 테이어 레오니...


죽다 살아난 후 죽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 한 남자에게 유령이 나타나 자기부인의 재혼을 막아달라고 요청하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그린 코메디물. 2천만불의 제작비가 투자된 이 영화는 국내에서는 그다지 인지도가 높지는 않지만 영국에서는 TV드라마 <오피스>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릭키 거바이스가 주인공 핀커스 역을 맡았고, <리틀 미스 선샤인><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의 그렉 키니어가 귀신 프랭크를 연기했으며, <뻔뻔한 딕과 제인><쥬라기 공원 3><스팽글리쉬>의 티아 레오니가 여주인공을 연기하고 있다. 연출은 <쥬라기 공원>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스파이더맨>, <인디아나 존스 4> 등 다양한 블록버스터들의 각본을 담당했던 각본가 출신 감독 데이비드 코엡이 담당했다. 미국 개봉에선 첫 주 1,505개 개봉관으로부터 개봉 주말 3일동안 501만불의 저조한 수입을 벌어들이며 주말 박스오피스 8위에 올랐다.

줄거리
치과의사 버트람 핀커스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다가 7분후에 기적적으로 되살아난다. 이후 그에게 놀라운 능력이 생기는데 바로 죽은 사람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가 만난 영혼중 프랭크 헐리히는 핀커스에게 집요하게 달라붙으며 자신의 아내였던 그웬의 재혼을 방해해 달라고 요구한다. 이러한 상황은 핀커스를 예측치못한 삼각관계로 몰아넣는데...




코미디 영화들은 크게 잭블랙이나 짐캐리처럼 원초적이고 극단적인 웃음을 주는쪽과 상대적으로 수준이 있고 품격이 있는 웃음을 주는 2가지로 분류할수가 있다. 물론 아무래도 일반 관객들에게는 전자쪽이 좋은 평가와 함께 흥행에도 성공하는편이고, 후자쪽은 평단의 호감이나 호평을 얻는데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이지만 말이다. 어쨋든 국내에서는 그다지 잘 알려져있는 배우가 아니지만 한편의 드라마로 영국에서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릭키 제바이스 주연의 이 영화는 후자쪽에 더 가까운편이다. 실제로 이 영화는 평단의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 8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내기도 했다. <스타더스트>와 <박물관이 살아있다>에서 조연으로 나왔던 릭키 제바이스의 겉모습은 스타배우라든가 개성이 강한 배우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어디선가 본적도 있는 평범한 40대의 아저시 모습이기에 그의 진가는 첫인상으로만은 평가하기 어려운 편이다. 미국 개봉시 이 영화에 대해 호감을 나타낸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하나같이 그의 연기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죽은 영혼들이 눈에 보인다는 설정등에서 나오는 웃음을 제외하곤 철저하게 릭키 제바이스의 코믹연기에 의존하고 있는편인데, 아쉽게도 국내 관객들에겐 현지에서만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는 힘들거 같다. 영어권 국가들의 관객이 아니라면 독특하고 개성강한 영국식 발음을 사용하는 그의 코믹연기등이 빛을 발하기 힘들기 때문에 단순히 얼마나 창의적이고 신선한 코믹대사들인지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출수밖에 없는 우리들에겐 이 영화의 웃음을 100% 이해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귀신들때문에 귀찮아 죽을것만 같은 주인공의 모습.


국내관객들에게도 잘 알려지고 친숙한 배우들도 나오는데 그렉키니어와 테이어 레오니가 바로 그들이다. 그렉 키니어같은 경우 여러 영화들을 통해 국내팬들이 얼굴을 보면 딱 한번에 알아볼 정도로 잘 알려진 배우이지만 딱히 그의 연기력이 빛을 발하는 대표작들은 떠올리기가 쉽지않다. 그보다 필자는 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영향을 미쳤던 테이어 레오니에 대해서 더 언급하고 싶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40~50대의 헐리웃 여배우들중에서 테이어 레오니만큼 아름답고 예쁜 배우는 없지 않을까 싶다.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패밀리맨>에서 처음 그녀를 봤을때,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배우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녀의 눈부신 외모만큼 연기력을 인정받거나 명작이라 불릴만한 영화들과는 인연이 많질 않았지만, <뻔뻔한 딕과 제인><스팽글리쉬><딥임팩트><쥬라기공원3>등의 영화들을 통해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미모만큼은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다. 1966년생의 40대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에 여전히 너무나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그녀를 볼수있기에 그녀의 팬들이라면 기대해도 좋을거 같다.

이쯤해서 배우들의 대한 이야기는 접기로 하고, 이 영화가 볼만한가 아닌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 저 위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이 코미디물은 비교적 다른 코미디영화들에 비해 덜 상스럽고, 거부감이 없을법한 품격(?)있는 웃음들이 대부분이다. 근래 헐리웃 코미디물의 특징이었던 화장실 유머나 성에대한 희화같은 웃음들은 전혀 찾을수가 없다. 대신에 독특하고 개성강한 영국식발음을 쓰는 주인공의 코믹 연기가 주도를 하는가운데, 다소 뻔한 설정이기는 하나 죽은 사람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는 설정과 해피닝들이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주인공인 치과의사 버트람은 상당히 자기중심적이고 친구나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않으면서 대인관계에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다. 다른 사람의 말에 절대 귀기울이거나 동정심따위는 그와 전혀 어울리지 않은 하찮은것들인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가 간단하 수술을 받던중 잠시 7초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게 되면서, 이승에서 풀지못한 사연이 있어서 승천하지 못한 죽은 영혼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자신들이 눈에 보이는 유일한 사람인 버트람에게 자신들의 사연을 처리해달라며 귀신들이 달라붙기 시작한다. 하지만 귀찮기만 할뿐 그들을 전혀 도울 생각이 없는 버트람은 아내의 재혼을 막아달라는 프랭키의 부탁을 들어주는대신 프랭키가 다른 귀신들을 막아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크게 자지러질만큼 큰 웃음들은 없는 편이다. 하지만 평단의 찬사가 있을정도로 개성있는 코미디 연기를 보여준 릭키 제바이스의 평범하지만 신선한 웃음들과, 그런 그를 쫒아다니는 귀신들과의 해프닝, 프랭키의 아내의 재혼을 막게되며서 오히려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게 되버리는 과정들이 로멘틱 코미디의 느낌을 풍기면서 비교적 솔솔한 재미를 주고있다. 하지만 현지에서도 흥행에는 실패할만큼 요즘 코미디 영화들의 트랜드에 익숙하고 그런 웃음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겐 조금은 무덤덤하고 그럭저럭한 평범한 코미디 영화로 느껴질수도 있을거 같다. 특히나 위에서 언급했던 독특한 영국식 발음에 대한 웃음포인트를 찾지 못하는 관객들이라면 영어권 관객들이 웃는 회수의 절반밖에는 웃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영화속 장면중 중국인들에 대한 영국식의 비꼬는 개그는 재미있기는 하지만 그 의미를 100% 이해하는 한국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야말로 평론가들에겐 찬사를 받지만 흥행을 하기엔 뭔가 큰거 한방이 부족한 영화라고 하면 어울리지 않나 싶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비교적 유쾌하고 재미있게 감상한 코미디 영화이기에 나쁜 점수를 주고싶지는 않다. 현재 네이버에선 7.88이라는 좋은 평점을 받고 있다.

10점 만점에 7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