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크라임 (Timecrimes, 2007)
스릴러.SF / 스페인 / 89분 / 2008 부천 판타스틱 국제영화제 상영
감독 나초 비가론도
출연 카라 에레할데, 나초 비가론도, 후안 인시아트...
수시간전의 과거로 돌아간 주인공이 엉켜버린 상황을 풀기위해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를 처리한다는 스페인산 시간 여행물. 제 12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작품으로 헐리웃 영화처럼 많은 제작비와 화려한 CG는 없지만 나를 보는 과거의 나, 나를 공격하는 나, 나로부터 나를 지켜야하는 상황등의 짜임새있고 독특한 시나리오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어떻게보면 시간여행 영화는 아니지만 똑같은 상황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밴티지 포인트>와도 그 구성이 비슷하다고는 할수 있겠으나, 영화의 느낌과 분위기 그리고 줄거리는 전혀 다르다.
줄거리
아내와 한적한 숲속으로 새로 이사를 온 헥터는 적당히 배도 나오고 쉽게 지치는 평범한 40대 중년 남성이다. 여느날처럼 집앞 마당에서 망원경으로 주변 경치를 둘러보던 헥터는 한 젊은 여인이 숲속에서 혼자 옷을 벗는 이상한 장면을 보게된다. 호기심이 생긴 헥터는 아내가 잠시 외출한 사이 그녀가 있었던 장소로 가게되고, 그곳에서 전라로 쓰러져 있는 여자를 발견한다. 겁을 먹은 헥터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말을 걸며 조심스럽게 다가가는데, 갑자기 뒤에서 분홍색 붕대로 얼굴을 감은 남자가 나타나 가위로 자신의 팔을 찌른다. 상처를 안고 도망을 치던 헥터는 아무도 없는 어떤 연구소에 이르게 되고 집안에 있던 워키토키로 연구소안의 다른 건물에 있는 직원에게 도움을 청한다. 직원의 도움으로 언덕에 있는 연구소로 피신한 헥터는 뒤이어서 쫒아온 붕대사나이를 피해 기계안으로 숨게되는데...
요즘 들어서 유럽작품, 특히나 스폐인 영화를 많이 보게되는거 같다. 대부분 공포물이나 스릴러물인데 아마도 그런 장르의 스폐인 영화들이 비교적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어쨋든 이번 스폐인 영화는 타임머신을 소재로 한 전형적인 시간여행물인데, <백투더퓨처>나 <나비효과>같은 헐리웃 스타일이 아닌 짜임새있고 독특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저예산 SF/스릴러물이다. 평범한 중년 남성이 얼굴에 붕대를 감은 낯선 남자에게 쫒기다가 타임머신 기계안에 들어가게되고 그일이 있기전의 수시간전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이다. 나를 보는 과거의나, 나를 공격하는 또 다른 나, 과거의 나를 제거해야하는 현재의 나... 어떻게 들으면 상당히 복잡한 구조와 줄거리라고 느낄수도 있겠으나 다행이 그때그때마다 감독은 상황들을 정리해주면서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 영화의 가장 기본적인 주제는 과거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짓은 오히려 더큰 재앙을 불러 일으킬수 있다는 타임머신 영화들의 전형적인 메시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이나 특수효과들은 전무하나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가 만나는 독특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법 볼만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물론 설정과 이야기 전개가 다소 과장되고 비현실적이지만 은근히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느낄수가 있다. 영화 전반부까지는 정체를 알수 없는 붕대사나이로부터 습격을 받는 주인공을 통해 전형적인 스릴러물의 느낌이 강하고, 중반부터는 과거로 돌아간 주인공으로 인해 꼬여버린 현재의 엉켜버린 상황과 그걸 풀려는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해간다. 내가 나를 관찰하고 제거하려는 이 독특한 설정 자체만으로도 영화팬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할듯 싶다.
10점 만점에 7점을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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