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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버 (Shiver, 2007) - 예고편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한 스페인 스릴러물...

챈들러전 2008. 11. 28. 14:00


쉬버 (Shiver, 2007)


스릴러 / 스페인 / 91분 / 2008 부천국제영화제 개봉작
감독    이시드로 오르티즈
출연    후니오 발베르데, 블랑카 수아레즈, 지미 바르나탄...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계곡마을에서 벌어지는 실종과 살인을 파헤치는 희귀병 소년의 이야기. 2008 부천판타스틱 국제영화제에서 개봉했던 스페인 국적의 스릴러물이다. 포스터나 예고편을 보면 마치 악령이나 저주따위가 나오는 공포/호러물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할수 있지만, 실제 영화는 전형적인 스릴러물에 더 가깝다. 물론 중반까지 정체를 숨긴채 관객에게 보여주지 않는 괴물(?)의 존재때문에 예고편에서의 느낌은 어느정도 살아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마을주민과 관련된 비밀과 반전등이 드러나면서 스릴러물의 공식되로 흘러가고 있다.

줄거리...
햇빛에 노출되면 피부가 건조해져 치명적인 부상을 입는 포르피린증에 걸린 고등학생 소년 산티. 병때문에 할수없이 새로 이사하게된 계곡마을에서 자신이 이사온 후부터 정체를 알수없는 동물에게 가축들이 죽어나가는 일이 발생하게되고, 산티는 새로 알게된 친구들과 숲속으로 그 동물을 잡으로 가지만 친구는 잔인하게 물려죽고 산티만 가까스로 도망쳐온다. 햇빛때문에 항상 썬글라스와 모자를 쓰고 다니는 산티는 마을사람들로부터 점점 의심을 사게되고 심지어 DNA조사까지 받게된다. 마을 담당 경찰관의 딸인 앙헬라와 도시친구 레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누명을 벗고 동물인지 사람인지 알수없는 생명체를 카메라에 담으려고 숲속에 들어서는데....




영화를 보기전에 먼저 예고편을 감상했었는데, 정확히 어떤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뱀파이어물이나 <이블데드>같은 호러영화가 아닌가 싶었다. 예고편만 봐도 마치<블레어윗치>를 연상케하는 어두운 숲속의 분위기와 섬뜩한 영화 장면들이 "와~ 이거 제대로 무서운 영화인가보다"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올해 개봉한 <REC>를 시작해서 괜찮은 스페인 영화들을 많이 봐왔었기에 충분히 기대감을 가질만 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정작 영화의 뚜껑을 열어보면 예상했던것만큼의 만족감을 얻지 못하고 만다. 일단, 예고편만 보고 유추했던 영화속 줄거리는 전혀 다른 유형이고 몸서리칠만큼 공포심을 유발했던 예고편과는 달리 스릴러를 표방한 작품이기에 그닥 무섭거나 오금이 저리지는 않고 있다. 분명 중반까지는 마을주민과 가축들을 습격하는 괴물(?)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으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호기심과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국적이고 아름답지만 밤이되면 암흑같이 어둡고 섬뜩한 계곡과 숲의 모습은 공포영화의 배경으로 쓰이기에 너무나 어울리는 장소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기대감을 부풀려오던 영화는 생각보다 별거아닌(?) 괴물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다소 설득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다큰 어른들이나 무기를 가지고 있는 마을 주민들이 그렇게 쉽게 당할만큼 물리적으로 위협적이지 못한 괴물의 정체는 영화속 주인공들이 왜그렇게 두려워하고 무기력하게 당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가게끔 만들고 있다. 물론 이후에 괴물이 탄생하게된 배경과 비밀등이 드러나면서 반전을 꾀하고는 있지만 개연성이 불명확한 장면들이 계속되면서 다소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 괴물은(?) 유독 주인공인 산티에게만은 공격적이지않고 오히려 그를 보호하는 인상을 주고있습니다. 두 존재의 처한 상황이 다소 비슷하여 서로간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을까라는 억지스러운 추측을 해볼수도 있지만, 영화속에서는 그부분에 대해서 명확한 해명이 없어서 뭔가 허술해보입니다.



영화 후반부에 가서는 올해 영화계의 트랜드라고 할수있는 헨드헬드기법을 살짝 적용하고 있다. <클로버필드> <블레어위치> <다이어리 오브 더 데드> <REC>처럼 영화속 주인공이 들고 있는 카메라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이 기법은 아무래도 공포물이나 스릴러물이 사실감을 극대화 시킬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최근들어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잠시 살짝만 맛배기로 보여주고 있으나 다시한번 최근의 헨드헬드기법의 열풍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미 괴물의 정체가 밝혀진 이후이기때문에 공포감이나 스릴감을 조성하기엔 이미 늦은 상태였다고 할수 있다. 오히려 후반부는 숨겨졌던 비밀과 반전등이 드러나면서 전체적인 이야기에 개연성을 부여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실제로 충분히 있을법한 얘기이지만 위에서 언급한것처럼 다소 억지스러움을 느끼지 않을수 없다.

마지막으로 주인공 산티가 걸린 포르피린증이란 독특한 희귀병의 특징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점이 아쉬움으로 남을듯 싶다. 영화 시작하자마자 바로 위에 있는 스틸컷처럼 햇볕에 살이 말라가는 산티의 상황과 설정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영화의 중요한 장면에서 위험을 극대화 시켰으면 좀 더 스릴감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수 있었을듯 싶다. 하지만 감독은 단순히 계곡마을로 이사를 오기위해서, 또 산티가 범인으로 오해받게 하기 위해서만 병을 이용하고 있을뿐 영화의 극적긴장감을 위해서는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예고편만큼 충격적이고 무서운 영화를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분명 실망감을 느끼겠지만, 나름 장점도 많이 지니고 있는 영화이기에 킬링타임용으로는 무난하지 않을가 싶다.

10점 만점에 6.5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