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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스릴러/미스터리

이든 레이크 (Eden Lake, 2008) - <디센트>를 떠올리게 하는 웰메이드 저예산 영국 스릴러물...


이든 레이크 (Eden Lake, 2008)



스릴러.공포 / 영국 / 91분
감독   제임스 왓킨스
출연   켈리 라일리, 마이클 패스벤더...

올해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이 최우수 감독상과 최우수 특수효과상을 수상했던 '시체스 국제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차지했던 작품이다. 주로 각본가로 활동하던 제임스 왓킨스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시골 호수로 여행을 갔던 젊은 연인이 마을 십대들과 마찰을 일으키면서 위험에 빠진다는 스릴러물이다. 영화제목은 이든 레이크 또는 에덴 레이크로 아직 국내에는 미개봉상태라 확실히 정해져있지는 않다. 영화의 줄거리는 마치 실화를 바탕으로 했던 프랑스 스릴러물 <뎀>과 거의 흡사하지만, 그 재미나 완성도는 같은 영국 저예산 스릴러로 국내외에서 비평과 흥행에 성공했던 <디센트>와 비교할만하다. 배우들은 대부분 국내팬들에겐 익숙치 않은 신인들이지만 여자 주인공인 켈리 라일리와 폭력적인 마을 십대들을 연기한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상당히 인상적이며 볼만하다.

줄거리
제니와 스티브는 삭막한 도시의 일상을 탈춮해 주말을 이용해 시골의 한 조용한 호수로 여행을 간다. 누구의 간섭도 없는 그곳에서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던중 근처마을의 십대들 대여섯명과 부딪히게 된다. 삐뚤어졌고 폭력적인 아이들이기에 무시하고 피해버리는 제니와 스티브지만 그런 그들에게 더 시비를 걸기 시작한다. 다음날 텐트에 있던 가방이 사라진걸 알게된 스티브는 차키와 지갑등을 찾기위해 숲속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찾기 시작하고, 한밤중에야 그들을 발견하고선 몸싸움을 일으키게 된다. 그러던중 아이들의 개가 스티브에 의해 죽게되자 아이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마침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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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외국 영화제에서 수상을 한 작품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 저예산의 영국산 스릴러물이 이 영화는 마치 몇년전 국내에서 개봉해 흥행도 하고 비평가들에게도 호평을 받은 <디센트>를 떠오리게 한다. 물론 줄거리나 설정등은 프랑스 스릴러물 <뎀>과 더 유사하지만, 그 재미와 완성도만큼은 확실히 <디센트>에 더 가깝다고 할수 있다. 껄렁껄렁한 문제아들인 마을 십대들에게 위협을 받는다는 전체적인 줄거리는 그다지 특별하지도 신선하지도 않지만, 긴장감과 두려움을 꽤 뚫어보고 그걸 영화에 제대로 이용할줄 아는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등이 상호작용을 일으키면서 너무나 매력적인 저예산 스릴러물을 만들어 냈다. 화면에 비쳐지는 영상들은 실제가 이닌 픽션이라는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관객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영화속에 빠지게 되면서 이를 악무는 분노를 느끼거나 숨죽이는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저예산이고 그저그런 시나리오지만 그만큼 감독의 연출력이 빛을 발했다는 증거가 되지 않나 싶다.

게다가 여주인공 제니역을 연기한 켈리 라일리라는 배우는 그야말로 살신성인의 정신을 보여주면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준다. 나약한 여성에서 살고자 하는 본능으로 똘똘뭉친 강인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는 그녀의 연기는 흠잡을데가 없으며, 연기력을 떠나서 여배우로서는 너무나 힘들고 더럽고 위험해 보이는 상황과 설정에도 몸을 던져가며 혼신의 힘을 다한게 관객에게 느껴질 정도로 인상적이다. 그리고 이런 스릴러물에서는 주인공말고도 악당역활의 캐릭터가 중요한데 이 영화에선 다름아닌 십대 소년/소녀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 역시 너무나 리얼하고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즉흥적이고 폭력적이며 불만과 분노가 가득한 십대의 연기를 정말 보는이로 하여금 분노를 일으키게 하고 도저히 용서가 안될만큼의 강렬한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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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단점을 지적하자면... 너무 불쾌하고 찝찝하다는게 아닌가 싶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어느정도 결말을 예상할수 있지만 제발 그렇게만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지만, 감독은 관객들의 그러한 부탁을(?) 들은척도 하지 않고 새드엔딩의 기분나쁜 결말을 짓는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자세한 설명을 할순 없지만 주인공들의 처한 상황과 결말이 보는이로 하여금 너무 안타깝고 불쌍하기에 영화가 끝나고나면 찝찝하고 불쾌한 기분을 지울수가 없다. 물론 그런 기분이 결코 영화가 재미없거나 허무해서가 아니라 철저하게 감독이 의도한대로 이 세상에는 정의도 공평함도 없다는 현실의 풍자때문이다.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서 새드 엔딩이라면 무조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관객이 아니라면 충분히 인상적이고 충격적인 결말을 짓고 있다. 물론 새드엔딩이라 더 여운이 오래가는 영화가 되었을지는 몰라도 흥행을 원했다면 조금은 더 관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시원한 결말을 지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언제 국내에 개봉할지는 모르겠다. 이미 수입을 했는지 개봉예정이 잡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디센트>나 얼마전 개봉했던 좀비영화 <REC>처럼 저예산의 유럽영화지만 충분히 국내관객에게도 먹힐수 있고 인정받을만한 수작이 아닌가 싶다. 인터넷상에 별다른 정보도 없고 평범한 포스터의 이미지때문에 혹시나 그저그런 B급 스릴러물을 상상했던 관객이라면 놀라울정도로 만족스럽고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물을 보게 될것이다.

10점 만점에 8.5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