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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파일: 나는 믿고 싶다 (The X-Files: I Want To Believe, 2008) - 나도 믿고싶다.. 극장판으로 만든게 아니라고...

챈들러전 2008. 11. 6. 13:30


엑스파일: 나는 믿고 싶다 (The X-Files: I Want To Believe, 2008)


미스터리.SF.스릴러 / 미국 / 104분 / 개봉 2008.08.13
감독    크리스 카터
출연    데이빗 듀브코니, 질리안 앤더슨...

1993년 9월 10일 처음 파일럿 방송을 시작한 이래 2002년 5월 19일 시즌 9의 마지막 회 방송까지 10년동안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며 수많은 매니아 팬들을 탄생시켰고, 1998년에는 극장용 영화로 만들어져 북미에서 8,390만불(2,629개 극장으로부터의 개봉주말수입은 3,014만불), 전세계적으로는 1억 8,920만불의 수입을 기록했던 <엑스파일> 시리즈의 10년만에 돌아온 두번째 극장판. 연출은 TV 시리즈의 창안자인 크리스 카터가 담당했는데 이번이 극작용 영화 연출 데뷔작이다. 미국 개봉에선 첫 주 3,185개 개봉관으로부터 개봉 주말 3일동안 1,002만불의 저조한 수입을 벌어들이며 주말 박스오피스 4위에 랭크되었다.

줄거리
눈덮힌 웨스트 버지니아의 작은 마을에서 FBI 여성요원 배넌 하우저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여성요원 다코다 휘트니를 팀장으로 흑인요원 모슬리 드럼미 등이 투입된 수사팀이 구성된다. 사건을 추적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 것은 스스로 영매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전직 카톨릭 신부 조셉 크리스만. 조셉 신부의 환영을 바탕으로 사라진 요원의 팔 한쪽을 발견하자, FBI는 초자연 현상을 믿는 전직 FBI 요원 폭스 멀더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시골에 은둔해있는 멀더의 연락처를 유일하게 아는 이는 멀더의 전동료 데이나 스컬리로 그녀 역시 FBI를 그만두고 현재는 카톨릭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는 중이다. FBI의 방문을 받은 스컬리는 실종된 요원 수사에 참여하도록 멀더를 설득하고 둘은 오래간만에 FBI 본부로 향한다. 한편, 배년요원의 잘린 목이 발견되고, 사건이 장기밀매 조직과 관련되어 있음이 밝혀지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되지만, 용의자를 추적하던 중, 휘트니 요원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과연 멀더와 스컬리는 자신들을 조여오는 엄청난 어둠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




얼마전 <섹스엔더시티>도 극장판으로 만들어져 드라마 매니아들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오 오르게 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가 TV로 봤던 여러시즌중의 하나의 에피소드에서 조금도 진보하지 못했던, 아니 오히려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들보다도 부족해 보이는 내용물을 보게되었다. 물론 여성관객들이나 원작 드라마의 열렬한 팬들에게는 썩어도 준치라고, 오랜만에 다시뭉친 4명의 여배우들의 모습이 그렇게 나쁘지 만은 않았을수도 있다. <엑스파일>역시 현지뿐만 아니라 국내를 비롯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며 사실상 미드열풍의 원조격이라 할수 있는 작품이었다. 서로 너무나 다르지만 그래서 더 빛이나는 FBI의 두파트너 멀더와 스컬리는 팬들의 기억속에 오랫동안 남을만한 최고의 콤비가 아닌가 싶다. 그런 그들이 오랜만에 극장판으로 제작된 <엑스파일: 나는 믿고싶다>로 매니아들의 귀추를 끌기 시작했다. 하지만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극장판들의 유행(?)인지 몰라도 관객들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시시껄렁한 에피소드를 보여준게 아닌가 싶다.

실종된 사람들의 환상이 보인다는 한 신부이자 심령술사의 말이 사실인지 아니면 범인과 관련있는 인물이 연기를 하는것인지가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할수 있다. 물론 영화가 끝날때까지 감독은 어느 한쪽의 손을 확실히 들어주지않고 판단을 유보한 상태에서 엔딩을 짓는다. 즉 환상을 보거나 피눈물을 흘리는등의 비과학적인 현상들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관객의 선택에 맡기고 있는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어중간한 선에서 결말을 짓고는 있지만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관객들이라면 아무래도 한쪽에(?) 조금 더 치우치게끔 감독은 분위기를 조성해나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러한 소재의 선택에 있다. 우리가 X-파일이라고 하면 뭔가 커다란 음모나 상상할수 없는 스케일의 소재들이 떠오른다. 예를 들면 외계인들의 납치라든지, 늑대인간이나 괴생물체, 아니면 시공간을 넘나드는 또다른 차원의 문등등... 이렇게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형이상학적이거나 비과학적인 사건들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극장판은 그다지 신선하지도 그다지 놀랍지도 않은 충분히 있을법한 소재를 선택함으로서 관객의 기대감이나 눈높이에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거기다가 기존의 엑스파일의 묘미이자 하이라이트라고 할수 있는 이성적인 스컬리와 직관적인 멀더의 티격태격하는 의견충돌이나 스파크의 매력은 거의 찾아볼수가 없다. 영화속에서 두 캐릭터는 분명 연관되어있고 어느정도 서로에게 힘이되고는 있지만, 분명히 따지자면 둘이서 함께 파트너로 사건을 해결하는건 아니다. 의사로 일하고 있는 스컬리는 자신이 맡고 있는 환자들의 문제때문에 더 고민하고 시간을 투자하는 반면에 멀더는 FBI를 도와 실종사건에 몰두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생각했던 두 콤비의 환상적인 수사는 별로 눈에 많이 띄지를 않고 있어 왜 이런 설정을 했을까라는 의문점이 들기까지 한다. 차라리 그냥 엑스파일이라는 타이틀을 빼버리고 평범한 미스테리 스릴러물로 나왔다면 이러한 아쉬움들은 덜 할텐데... 예전의 명성의 힘을 빌어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성공하겠다는 얄팍한 상술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물론 엑스파일에 대한 기대감만 크게 잡지 않는다면 그다지 흠을 잡거나 지루한 영화는 아니라 나름 킬링타임용으로 볼만한 스릴러물이지만 말이다.

10점 만점에 6.5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