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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멜로/드라마

싸이보그 그녀 (僕の彼女はサイボ-グ, 2008) - 볼륨있는 여주인공만 기억에 남는 짬뽕(?) 영화...



싸이보그 그녀 (僕の彼女はサイボ-グ: Cyborg Girl, 2008)


로멘스.드라마.코미디.SF / 일본.한국 / 120분
감독   곽재용
출연   아야세 하루카, 코이데 케이스케...

<엽기적인 그녀>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잇는 소위 곽재용 감독의 여친 3부작의 완결편이다. 미래의 자신이 보낸 사이보그를 사랑하게되면서 벌어지는 해피닝들과 애절한 비밀이 주된 줄거리이다. 한국과 일본의 공동제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분명 일본영화지만 곽재용 감독이 연출함에 따라 한국의 냄새도 솔솔히 나고 있다. TV드라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떠오르는 스타 아야세 하루카가 주인공인 사이보그 그녀를 연기하고 있으며, <노다메 칸타빌레>의 코이데 케이스케가 그녀를 사랑하는 대학생으로 나오고 있다.

줄거리
서기 2007년, 또 한 번의 외로운 생일을 맞이한 21살의 지로의 앞에 엉뚱하기 그지없는 여자가 등장한다. 생일 턱을 쏘겠다더니 음식 값도 안내고 튀질 않나, 도망가다 들어간 공연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질 않나, 아무튼 하는 짓 모두가 엽기적이기 그지없다. 그렇게 영문도 모를 하룻밤을 보내고는 말도 없이 사라졌던 그녀가, 딱 1년 후 돌아온 생일에 다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여자, 1년 전과는 사뭇 다르다. 말투는 까칠하기 짝이 없고, 주먹은 마징가Z의 친구인지 벽도 부순다. 정식으로 사귀기로 하고 동거까지 시작했지만, 뽀뽀를 해도 별 느낌이 없단다. 왜냐면, 지로의 여친은 사이보그니까...



<엽기적인 그녀>가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면서 곽재용 감독이 처음으로 연출한 일본 영화이다. 사이보그와 시공간을 넘나드는 타임머신을 소재로 전체적으로 코믹하면서도 두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솔직히 <엽기적인 그녀>이후의 곽감독의 작품들을 보면서 많이 실망스러웠던 필자였기에 이 작품을 볼까 말까 참 고민을 많이 했었다. 지금에서야 생각난거지만 비록 전지현과 차태현이라는 배우들의 연기와 좋은 시나리오로 <엽기적인 그녀>가 빅히트를 쳤지만, <클래식>을 제외한 <여친소><무림여대생>그리고 이번 영화까지 포함해서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이었던거 같다. 특히나 곽감독의 작품들 모두를 찬찬히 뜷어보면 이야기전개가 상당히 거칠고 뜬금없다는걸 느낄수 있으며, 그저 몇몇의 에피소드들을 나열해놓은게 전부가 아닌가 싶다. 이번 영화 역시 연관성이 없다기보다는 그저 해프닝이나 에피소드들을 연결고리없이 나열해놨을뿐 상당히 거칠고 허술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물론 주인공이 고향에 돌아간 장면이나 후반부에 반전과 비밀이 드러나는 장면들을 곽감독 특유의 감수성이 잘 묻어나곤 있지만, 전체적으로 리메이크나 오마쥬, 아니면 패러디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으로 스카웃(?)된 우리 감독이기에 가급적 국위선양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었지만, 아쉽게도 간신히 먹칠을 피한게 아닌가 싶다. 그저 연정훈과 김시향을 닮은 일본의 두 청춘배우만 있을뿐 특별히 인상적이지도 신선하지도 않은 드라마/코미디가 아니었나 싶다. 그나마 아야세 하루카라는 그야말로 볼륨있는(?) 여배우를 보는 재미가 없었더라면 120분이라는 런닝타임이 상당히 부담스럽고 지겹게 느껴졌을거 같다. <터미네이터>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엽기적인 그녀>등의 여러 영화들을 짬뽕 시켜놓은 느낌이 들면서 마치 오마쥬,패러디를 한 작품이 아닌가 싶었다.

10점 만점에 6.5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