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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멜로/드라마

펠론 (Felon, 2008) - 지극히 평범한 가장이 감옥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펠론 (Felon, 2008)


범죄.드라마 / 미국 / 104분
감독   릭 로만 워프
출연   발 킬머, 스티븐 도프...

평범한 가장인 주인공이 정당방위이지만 살인을 저질러 감옥에 갇히면서 거친 죄수들과 악독한 간수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친다는 줄거리의 영화. <배트맨3><마인드헌터><레드플래닛>의 발킬머와 <월드 트레이드센터><블레이드><쥬렌더>의 스티븐 도프가 같은방을 쓰는 동료로 나오며, <로스트><28주후>의 해롤드 페리뉴가 죄수들을 지독히 혐오하는 간수역을 연기하고 있다. 연출은 신인은 아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작품들을 주로 연출했던 릭 로만 워프가 맡고 있다. 발킬머라는 유명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지만 메이저보다는 마이너영화에 가깝다고 할수 있는데,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처럼 독특하고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놀라운 반전이 인상적인 감옥영화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너무나 자주 봐왔던 뻔하고 익숙한 이야기이지만 미국내 감옥의 사실적인 설정과 묘사가 볼만한 편이다.


줄거리
‘펠론(felon)’은 중범죄자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이제 막 생활의 안정에 접어든 건축업자 웨이드 포터(스티븐 도프 역). 집도 샀고 사업자금 대출 승인도 되고.... 이제 곧 아들의 축복 속에서 사실혼의 아내와 결혼식도 올릴 예정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에 아들의 방에 침입자가 들어왔다! 오직 가족을 보호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를 가격했는데 졸지에 살해범으로 체포된다. 과잉방어였단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 자신의 정당방위를 변호하여야 할 관선변호사는 사무처리하듯 그에게 검사의 협상 조건을 제시하고 수락할 것을 충고한다. 즉 항소를 하지않는다면, 웨이드 건은 우발적 살인사건으로 분류되어 3년형을 선고받으며... 감옥에서 사고만 치지 않으면 1년 6개월 정도면 출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현재 구치소에서 보낸 날들(90여일)까지 모두 형으로 계산되어 앞으로 1년 3개월 정도만 살면 된다. 만약 그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배심원 심리로 가서 1년 넘게 재판이 소요될 것이고... 형(刑)은 형(刑)대로 살며 설령 재판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2급 살인사건으로 분류되어 운 나쁘면 15년형 이상을 살아야 한단다. 최선책과 차선책의 간극이 장난 아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어떤 바보가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겠는가! 특히 돈없고 빽도 없다면...

웨이드 역시 현명(?)하게 전자를 택하여 스스로 살인자(펠론)가 되어 주교도소로 수감된다. 앞으로 1년 3개월여만 고생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잠시의 악몽일 뿐이다. 하지만.... 웨이드가 간과한 것이 있다. 그곳은 사회의 법과 제도가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현실이다. 즉 교도소에서 1년 3개월을 버티는 것이 얼마나 큰 댓가와 고통을 지불하여야 하는 것인지 웨이드는 알지 못했다. 교도소로 수감되는 버스 안에서부터 악몽의 서막이 열리는가 싶더니, 또 한번의 생존을 위한 선택이 그를 졸지에 독방생활로 내몬다. 이제 그의 생존게임이 시작된다. 그를 먹잇감으로만 생각하는 각종 계파의 죄수들과 그것을 즐기는 간수장 잭슨까지...



현재 네이버에선 1054명이 참여한가운데 평점 9.06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국내 개봉도 안된 작품인데다가 현지 개봉당시에도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점을 가만해볼때 상당히 놀라운 평점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감옥안에서의 폭력과 살인, 그리고 권력다툼에 대해서 다룬 명작영화들이 많이 있지만 이 영화가 그 영화들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게 다소 의아해하지 않을수 없다. 분명히 나역시도 뻔하고 수도없이 봐왔던 감옥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내내 한번도 지루함을 느끼거나 몰입이 흐트러지지 않고 감상했다.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처럼 탄탄하고 신선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아닌데도 이렇게 몰입해서 볼수 있다는건.. 분명 이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그 어떤 매력이 존재하는게 아닌가 싶다. 도저히 우리가 알고 있던 발킬머라고는 보여지지 않을만큼 살을 찌워서 거구로 변한 그의 연기가 특별히 인상적이거나 뛰어난것도 아니요, 악역으로 나오는 헤롤드 페리뉴도 오랫도안 기억에 남을 만큼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너무도 평범한 일반시민이었던 주인공이 흑인과 멕시칸, 나찌, 백인파등으로 나뉜 야생과도 같은 감옥안에서 사라남기 위해 겪어야 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억지스럽거나 비현실적이지 않고, 실제로 충분히 있을법한 일들을 보여주고 있기에 사실감이 괜찮은 편이다. 마지막 결말은 다소 뻔하고 충분히 예상되는 해피엔딩이기에 기존의 영화들과는 다른 뭔가를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실망스러울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비교적 무난하게 끝맺음을 했다고도 볼수있다. 분명 볼만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과연 9점대라는 높은 평가를 받을만큼 다른 수많은 감옥영화들보다 월등한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취할수 밖에 없을거 같다.

10점 만점에 7.5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