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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피 (畵皮: Painted Skin, 2008) - 화피가 아니라 계피맛 사탕처럼 씁쓸한...

챈들러전 2008. 10. 26. 09:25

화피 (畵皮: Painted Skin, 2008)


판타지.공포.멜로 / 홍콩 / 2008.10.23
감독   진가상
출연   진곤, 조미, 저우쉰, 견자단...

인간을 사랑한 한 요괴의 집착과 애정을 다룬 판타지/공포물. 국내에서도 경인방송에서 방영되며 큰 인기를 얻었던 <황제의 딸>과 <적벽대전><소림축구>의 조미, <도화선><용호문>의 견자단, <퍼햅스 러브><야연>의 저우쉰등이 주연을 맡고 있다. 메가폰은 성룡의 <메달리온>을 연출했던 진가상 감독이 잡고 있다. 현재 개봉중이지만 중화권에서는 역대 흥행기록에 도전할 정도로 성공적인 성적을 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들이 번지면서 그다지 좋지 못한 편이다.

줄거리
전투에 나섰던 왕생(진곤) 장군은 포로로 잡혀있던 절세가인 소위(주신)를 구해서 돌아온다. 묘한 매력으로 주변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소위를 보며 왕생 장군의 아름다운 부인 배용(조미)은 그녀를 친절하게 돌보면서도 알 수 없는 불안함을 느낀다. 그 즈음 성안에서는 심장이 없어진 채 죽은 시체들이 하나, 둘 발견되고…배용은 소위의 수상한 행적들을 의심한다. 하지만 소위의 치명적인 아름다움에 매혹된 왕생 장군은 두 여인 사이에서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떠오른건, 중학생 시절 동네 비디오가계에서 빌려본 서기 주연의 <옥보단2>였다. 그 에로영화를 본 남자들은 기억하겠지만, 당시 비디오를 볼때는 영화속의 그 이쁜 요괴가 서기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록 너무 예쁘게 나왔었다. 물론 한창 혈기 왕성한 십대시절이기도 했지만, 아직도 내 기억속에는 <옥보단2>만큼 인상적인 중국 에로영화는 없었던거 같다. 잠시 얘기가 옆길로 샜지만, 어쨋든 본인이 하고픈 말은 즉슨... 요괴와 인간의 애정문제를 다룬 이 작품은 너무 뻔하고 식상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옥보단2><천녀유혼>등을 뽕짝시킨듯한 시나리오는 이 영화가의 가장 커다란 흠이자 단점이라고 할수있다. 중국은 특히나 사극이나 액션영화등을 통해 이미 여러번 요괴와 인간의 사랑을 다뤄왔기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감상했던 관객은 역시나 하는 마음으로 문을 나서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액션배우의 대명사 견자단의 이름을 보고 요괴들과의 멋진 한판을 기대했던 남성 관객들은 당연히 실망스러웠을테고, 남자친구의 손에 억지로 끌려갔던 여성들은 의외로 액션이나 공포보다는 멜로와 로멘스등의 요소들이 더 부각되어 그나마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겠지만 어쨋든 어느 관점에서건 그다지 부족한점들이 많은 영화라는건 변함없는거 같다. 게다가 어설픈 요괴의 컴퓨터 그래픽이나 특수분장은 결정적인 오점이 아닌가 싶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남편을 지키려는 조미와 오로지 집착으로 똘똘 뭉친 사랑을 하던 요괴 저우쉰의 상반되는 캐릭터는 그나마 이 영화의 장점중의 하나가 된다. 물론 너무 미련해 보일정도로 희생적인 선택을 하는 조미의 캐릭터는 사람에 따라서는 다소 억지스럽고 비현실적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목숨을 건 신파적인 사랑이야기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그럭저럭 볼만할지도 모르겠다. 중간중간 견자단과 손려가 맡은 캐릭터를 통해 감독은 코믹함으로 너무 진지하고 조용조용한 영화의 분위기를 쇄신하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나 색깔과는 많이 어울리지 않았던거 같다. 혹 <천녀유혼>같은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만한 판타지 로멘스물을 표방했던 진가상 감독의 이번 신작은 아쉽지만 그저 배우들의 얼굴과 이름만 바꼈을뿐 과거 80년대의 영화들에서 전혀 진보하지 못했다는건만 입증한게 아닌가 싶다.

10점 만점에 6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