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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포/호러

고사: 피의 중간고사 (2008) - 완벽했던 전반부였기에 비현실적인 후반부가 너무 실망스럽다.




고사: 피의 중간고사 (2008)


공포.스릴러 / 한국 / 85분 / 개봉 2008.08.06
감독   창감독
출연   이범수, 윤정희, 남규리, 김범...

올해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공포 영화 개봉작으로서 기대보다 좋은 흥행성적을 냈던 작품. 학교에 갇힌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하나,둘씩 죽어간다는 다소 뻔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이범수와 윤정희라는 두 배우와 함께 그룹 씨야의 맴버인 남규리가 주연을 맡고 있는데, 생각보다 깔끔하고 나쁘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서 데뷔작치곤 합격점을 줄수 있다.

줄거리
전교 1등부터 20등까지의 모범생들만을 위한 특별엘리트 수업을 만든 학교는 주말에 몇몇 담당 교사와 20명의 학생들만이 남아있게된다. 하지만 여학생 한명이 사라지게되고 방송을 통해 그녀가 죽어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목격하게되는 학생들과 선생님들. 이때 방송이 흘러나오면서 정체불명의 범인으로부터 뜬금없는 문제를 풀게된다. 문제를 시간내에 풀지 못할경우 전교 1등부터 차례대로 죽게되는데...




영화 시작하고 2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야~ 이감독 물건일지도 모르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첫 여학생이 납치가되고 물탱크에 갇히게되자 남규리가 교무실로 달려가서 선생님들에게 알리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감독이 보여주는 세련되고 완벽한 편집과 음향, 그리고 카메라 앵글등은 그야말로 헐리웃 공포.스릴러물 못지 않은 스릴감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물탱크에 물이 차 오르자 남규리가 무표정한 표정으로 "선생님 물이 차여..."라고 말하는 장면은 아주 평범하지만 상당히 인상적인 장면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영화 중간 중간 보여주는 신선하고 한국공포영화답지 않은 실험등은 분명히 인정해야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또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몸서리칠만큼은 아니더라도 주.조연뿐만 아니라 엑스트라들까지도 비교적 무난하지 않았던가 싶다. 그 예로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위의 사진처럼 남규리가 불타는 책상들만 있는 텅빈 운동장에서 좀비처럼 보이는 여학생들로부터 쫒기는 장면은 학생들의 표정이나 분장, 움직임등이 아예 좀비영화로 만들었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흠잡을데가 없었다.

하지만, 의외로 초반에 그렇게 인상적이고 보는 이로 하여금 기대감을 갖게 만든 감독은 중반부터 어이없고 황당한 설정등으로 실망감을 안겨주기 시작한다. 처음엔 이 모든 사건의 범인은 귀신이 아닐까라고 오해하기 쉽상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영화속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행동이 그나마 공감이 되고 이해가 될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정작 밝혀지는 범인은 평범한 사람인데 그 수많은 사람들이 범인에게 이끌려다닌다는게 도저히 이해할수도 없고 현실감도 떨어져 보이게 된다. 예를 들어 학교밖을 나가게되면 잔인하게 죽게된다는 경고를 들었을지언정, 도움을 청하러 나가려고 했던 선생님이 누군가에게 당해서 죽게될지언정 가만히 범인이 시키는대로 문제나 풀면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행동을 도데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 그뿐만 아니라 중반부터 학생들이 죽어나가는 여러장면들에서 보여지는 비논리적이고 비현실적인 설정과 인물들의 행동은 이영화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높은 점수를 받을수 없는 중요한 이유들이라고 할수있다.




차라리 장소 설정을 학교가 아니라 극기훈련이나 수련회등으로 해서 제한된 공간이었다면... 차라리 범인이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었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영화를 좀비물로 만들었다면... 차라리 어설픈 문제를 푸는 방식말고 좀 더 세련되고 현실적인 소재를 선택했다면... 이렇듯 차라리라는 말을 몇번이고 되풀이하게 만드는 아쉬운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저 초반에 보여준 의외의 신선함과 연출력이 아쉬울뿐이다. 하지만 앞으로 만들게될 창감독의 영화들은 분명 기대해볼만 하지 않나 싶다. 후반부의 시나리오와 설정등의 문제때문이지 감독의 연출력에 큰 문제가 있었던게 아닌기 때문이다. 분명 긴장감과 스릴감을 헐리웃 못지않게 뽑아낼수 있는 능력있는 감독이 아닌가 싶다.

10점 만점에 7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