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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코미디/로멘틱

마이 쎄시 걸 (My Sassy Girl, 2008) - 엽기적인 그녀 헐리웃 리메이크판... 원작을 훼손해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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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쎄시 걸 (My Sassy Girl, 2008)


로멘스.코미디.멜로 / 미국 / 100분
감독   얀 사무엘
출연   엘리샤 커스버트, 제시 브래포드...


전지현, 차태현 주연의 한국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리메이크한 로멘틱/코미디물. 주인공들의 첫 만남부터 이별.. 그리고 재회까지 철저하게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옮겨놓았다. 감독은 <러브 미 이프 유 데어>로 데뷔하자마자 프랑스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한 얀 사무엘이 맡고 있다. 남자 주인공 차태현역은 <아버지의 깃발>과 <브링잇온>으로 알려진 제스 브래포드가 연기하고 있으며, 정말 엽기적인 여주인공은 미드 <24>와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 <하우스 오브 왁스>등으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있는 엘리샤 커스버트가 맡고 있다.


줄거리
관재용 감독의 원작과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음...
 



어느 작품이나 리메이크작이 원작의 재미를 뛰어넘기는 힘든게 사실이다. 아무리 더 많은 제작비와 스타들을 투압한다 할지라도 이미 관객들에겐 원작에서의 느낌과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두 작품을 비교하게 되고 그 기준을 먼저 보게된 원작으로 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곽재용 감독의 대표작이라 할수 있는 <엽기적인 그녀>가 헐리웃에서 리메이크 된다는 사실을 처음 접할때만 해도 누가 주인공을 맡게되지? 감독은 누구? 과연 어떤 영화가 나올까라는 기대감과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러브 미 이프 유데어>로 화려하게 데뷔한 프랑스 감독 얀 사무엘이 연출을 맡고,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엘리샤 커스버트가 전지현역을 정해졌을때만 해도 이 영화의 기대감은 한껏 부풀어 올라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한국의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라고 해도 될만큼 대표적인 로멘틱/코미디를 이렇게 엉성하고 어설프게 리메이크했는지 상당한 실망감이 느껴졌다. 원작의 시나리오를 그대로 가져다가 쓰면서도 이야기의 흐름이 너무 끓기고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못하기에 미리 원작을 본 한국 관객이 아니면 참 밑도 끝도없는 영화로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원래 원작 자체가 두 주인공의 만나과 이별, 재회에 대해서 여러가지 에피소들을 엮어놓았지만, 이 영화는 원인과 결과가 불명확하고 여주인공의 엽기적인 행각들에 대한 이유나 원인에 대해서 정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어서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는 커녕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느껴지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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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에피소드들만 아무런 개연성이나 연관성 없이 늘어놓기만 한 이 영화의 또 하나의 실패 원인은, 원작에서 박장대소를 하게 만들었던 코믹한 상황들이나 여주인공의 매력을 그대로 옮겨놓지 못하고 있는데 있지 않나 싶다. 지하철에서 처음 만나는 두 주인공이 낯선 사람에게 오바이트를 하고 "자기야~"라고 부르면서 쓰러지는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고는 있지만 전혀 원작의 재미를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금을 그어놓고 사람들이 오른발이 먼저 지나가는지 왼발이 지나가는지를 놓고 서로 뺨을 때리는 장면이나, 놀이공원에서 탈영병을 만나는 장면들 역시 원작에서 느꼈던 재미와 감동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후반부의 두 주인공이 나무밑에 타임캡슐을 묻어놓는 장면이나 여주인공이 멀리 떨어져있는 남자주인공에게 울면서 미안하다고 외치는 장면들은 원작과는 전혀 다른 이국적인 느낌으로 새롭게 표현하고는 있으나 그역시마저도 그다지 감동스럽지는 못하다.

원작에 비해 너무 아쉬운점들이 많아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는 했으나 한국 관객이라면 너무나 재미있게 봤던 원작과 비교해 보며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으며, 영상미나 시각적인 매력만큼은 잘 살리는 얀 사무엘 감독이기에 기대없이 비교없이 본다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을듯 싶다. 특히나 두 남녀 주인공의 팬들이라면 더더구나 즐겁게 볼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원작과 비교해서든지 아니면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든지간에 이야기 전개나 완성도면에선 조금 엉성한 느낌이 나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10점 만점에 6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