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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멜로/드라마

안경 (めがね, 2007) - 대사가 아닌 영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인디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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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めがね, 2007)


드라마.코미디 / 읿몬 / 106분 / 개봉 2007.11.29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고바야시 사토미, 이치카와 미카코, 카세 료...

줄거리..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조용한 곳으로 떠나고픈 타에코(고바야시 사토미)는 어느 날 남쪽 바닷가의 조그만 마을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맘씨 좋은 민박집 주인 유지와 매년 찾아오는 수수께끼 빙수 아줌마 사쿠라(모타이 마사코), 시도 때도 없이 민박집에 들르는 생물 선생님 하루나(이치카와 미카코)를 만나게 되고, 타에코는 그들의 색다른 행동에 무척 당황하게 된다. 아침마다 바닷가에 모여 기이한 체조를 하는가 하면 특별한 일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들이 이상하기만 한 타에코. 그곳 사람들에게 질린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민박집을 바꾸기로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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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주제나 줄거리등을 모두 합쳐서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사색"이라고 할수 있다. 영화속 주인공들도 모두 사색을 즐기며,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함께 사색을 하는 느낌이다. 일단 다른 영화들에 비해 대사가 많이 없다. 또 코미디라는 장르이기는 하나 <스윙걸즈>나 <으랏차차 스모부>와같은 일본 코미디 영화들과는 달라도 크게 다르다. 몸개그나 빵빵 터지는 빅웃음이 아닌 잔잔한 웃음, 입가에 살며시 번지는 미소정도에서 그치고 있다. 따라서 이 영화가 웃기다 재미있다라고 느끼는 관객은 많지 않을거 같다. 영화를 모두 보고나서도 사실 필자는 이 영화의 메시지나 감독이 하고싶은 말이 무엇인지 딱 감이 오지를 않았다. 대사가 적고 캐릭터들이 감정이나 생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기에 그야말로 사색하듯이 영화의 의미와 뜻을 곰곰히 생각해봐야한다. 물론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바닷가의 풍경과 독특한 마을 사람들의 모습등에서 느껴지는 묘한 분위기 그 자체만으로도 이 영화의 또다른 이해가 될수도 있지만 말이다.

왜 제목이 '안경'일까??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할수 있는 타에코는 처음 발을 들인 이 마을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행동이 이상하게만 보인다. 매일 아침마다 해변가에 모여 보기에 우스꽝스러운 체조를 하는 사람들, 팥빙수를 팔면서도 요금을 돈으로 받지 않는 할머니, 온종일 사색하는 마을 주민등등... 하나같이 도시에서는 볼수없는 독특한 캐릭터들이다. 특히나 사색따위에는 관심이 없는 타에코에게 계속해서 사색을 권하는 민박집 주인과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가 안되 하루만에 민박집을 바꾸려는 타에코에겐 개인주의적이고 조급한 현대의 시각으로밖에는 바라볼수 없는 안경을 쓰고 있는것이다. 영화 후반부에서 이 마을을 떠나는 장면에서 타에코의 안경의 차창밖으로 날아가버리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에서 감독은 영화속 주인공의 내적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잇으며 동시에 보는 관객들에게도 편협하고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메시지가 전달되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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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분위기와 대사나 소리보다는 머리에 각인되는 장면,장면들이 더 인상적인 이 영화는, 아무래도 대중성이나 오락성보다는 예술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흥행할만한 요소들은 많이 부족해보인다. 하지만 줄거리나 시각적인 볼거리등이 아닌 영화자체가 주는 느낌과 메시지들에 주목한다면 좋은 경험과 배움이 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더운 여름 조용하고 한적한 바닷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들도 아무런 사색없이 그냥 보기만 해도 괜찮을듯 싶다. 하지만 사색을 즐길만한 여유가 없는 전형적인 현대인들이라면 다소 지루하거나 이해할수 없는 인디영화로만 치부될수도 있을거 같다.

10점 만점에 7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