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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멜로/드라마

같은달 아래서 (Under The Same Moon, 2007) - 뻔한 줄거리로도 이런 만족감을 주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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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달 아래서 (Under The Same Moon, La Misma Luna, 2007)


드라마 / 맥시코.미국 / 110분
감독   패트리시아 리건
출연   아메리카 페레라, 케이트 델 카스틸로...


어머니를 찾아 미국 국경을 넘는 멕시코 소년의 여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멕시코 영화. 2007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어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던 이 영화의 출연진으로는, 14살의 멕시코 아역배우 아드리안 알론조가 주인공 소년 칼리토스 역을 맡았고, <트레이드>의 케이트 델 카스틸로가 엄마 로사리오 역을 연기했으며, ABC-TV <어글리 베티>로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아메리카 페레라, <베버리힐즈 치와와>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에우제비오 델베즈 등이 공연하고 있다. 연출은, 2002년작 <옥수수밭(La Milpa)>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고, 2004년도에는 단편 다큐멘터리 <패밀리 포트레이트(Family Portrait)>로 선댄스 영화제 단편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멕시코의 실력파 여성감독 패트리샤 리건이 담당했다. 미국 개봉에선 첫 주 266개의 작은 극장 수에도 불구하고 개봉 주말 3일동안 277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주말 박스오피스 10위에 랭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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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된 칼리토스는 외할머니와 둘이서 살고 있는 멕시코 소년이다. 그의 어머니 로사리오는 미국 LA에서 불법체류로 일을 하며 자신의 어머니와 칼리토스에게 돈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칼리토스의 외할머니가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혼자남은 칼리토스는 엄마를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국경을 몰래 넘어 엄마가 있는 이스트 LA로 가려는 칼리토스의 험난한 여정이 시작되는데...



이 영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던 사람이나 그저그렇다는 평가를 내렸던 사람이나 공통적으로 지적하는게 있다. '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수도없이 들었던 뻔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선댄스 영화제에서 기립박수를 받았고 미국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이유는 그 익숙한 이야기를 가지고도 너무나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는데 있지 않나 싶다. 미드 <어글리 베티>의 아메리카 페레라를 제외하곤 거의 처음보는 낯선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고, 로드무비 형식을 빌려 9살짜리 꼬마가 국경을 넘어 엄마품에 안기기까지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의 해프닝과 사건들을 사실적이면서도 감칠맛나게 표현하고 있는 시나리오 뛰어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엄마를 찾아 떠난다는 단순한 줄거리만 보고 이 영화가 식상하고 진부할거라는 예상을 한다면, 실제 영화는 보기좋게 그 예상을 빗나가게 하고 있다.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인위적인 감동은 없지만 누구보다 순수하고 똑똑한 아이의 모습과 미국내 불법근로자들의 생활고를 보여주면서 때론 유쾌하고, 때론 잔잔한 감동을 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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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칼리토스는 9살이긴 하지만 어려서부터 아빠없이 컸고, 또 엄마가 4년전에 미국으로 일하러 떠났기에 또래보다 성숙하고 똑똑한 아이이다. 태어나서 한번도 아빠를 만난적도 없고 4년동안이나 일하러 간 엄마는 매주 일요일마다 전화통화만 할수 있는 상황에서 칼리토스는 왜 나의 부모님은 나랑 함께 살기 원하지 않는걸까라는 오해와 고민을 하게된다. 그러던중 지병이 있던 할머니가 갑작스레 돌아가시게 되고 싫어하는 삼촌과 살게될까봐 미국의 엄마를 찾아 떠난다는게 전체적인 설정이다. 영화가 시작하자 마자 감독은 관객을 살짝(?) 속이는데,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전형적인 일반 가정의 모습인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미국에 있는 엄마의 아침 모습과 멕시코에 있는 아들의 아침 모습을 편집으로 함께 사는거와 같은 착가을 불러일으킨다. 이 장면부터 이 영화가 그저그런 평작은 아니구나라는 기대감을 주는 명장면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는 크게 두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서로 그리워하고 보고싶지만 어쩔수 없이 떨어져 있어야하는 한 모자의 안타까움과 더불어 미국내에서의 불법 이민자들의 취약하고 불안한 삶의 모습을 상당히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9살의 칼리토스가 LA에 있는 엄마를 만나러 과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은 대부분 칼리토스와 마찬가지인 불법 이민자들이다. 그들과 토마토 농장에서 일하기도 해보고 경찰들에게 쫒기기도 하면서 많은 해프닝을 겪게 되지만, 이러한 장면들을 통해 감독은 불법 이민자들의 안타가운 현실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려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자세로 서로 도와가며 사는 그들의 모습이 왠지 모를 정이 느껴지고 있어서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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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토스가 LA로 가는 도중에 만난 엔리끄라는 인물은 이 영화에서 빼놓을수 없는 캐릭터인데,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국경을 넘으면서 숱한 위기를 겪게되면서 이기적이고 계산적으로 변한 불법 이민자이다. 하지만 어떻게 하다가 칼리토스와 함께 동행하기 시작하고 계속해서 틱틱대며 9살짜리 꼬마애와 부딪히게 되지만 결국 누구보다 착하고 밝은 칼리토스로 인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개과천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중에는 결정적으로 자신을 희생하며 칼리토스가 엄마를 만날수 있게 해주는데 이 두사람의 대조적인 모습들이 유쾌하면서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웃음은 이 두 사람이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어둡고 칙칙한 느낌일거라는 멕시코영화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과감히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다면, 상당히 기대했던것보다 만족스러운 감동적인 영화를 볼수 있을것이다. 설정이 다소 식상할진 몰라도 전체적인 줄거리가 상당히 탄타하고 알차며, 이야기 전개 또한 지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신선하고 감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이공 칼리토스역을 맡은 아역 배우의 뛰어난 연기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과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10점 만점에 8.5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