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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의 유령 (Goya's Ghosts, 2006) 하비에르 바르뎀마저 눌러버린 나탈리 포트만의 열연!

챈들러전 2008. 3. 15.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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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의 유령 (Goya's Ghosts, 2006)



드라마 / 스페인 / 113분 / 개봉 2008.04.03
감독  밀로스 포만
출연  나탈리 포트만, 하비에르 바르뎀, 스텔란 스카스가드...



18세기 절대왕정 시대와 19세기  혁명의 시대의 낭만과 폭력, 모순을 모두 목격하며 그것을 그림으로 담아낸 화가 고야와 그의 그림의 모델이었던 이네스와 로렌조신부 세사람의 비극적인 삶을 다룬 이야기. 무엇보다 나탈리 포트만이 보여주는 1인 2역의 놀라운 연기가 인상적인데, 풍족한 가정에서 태어나 공주처럼 자라며 너무나 순수하고 아름다운 이네스와 그런 그녀와 너무나 똑같은 외모를 지녔음에도 거리에서 창녀로 살아가는 딸 앨리시아를 소화해내고 있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1인 3역이라고 해야하지 않나싶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놀랍고 인상적이었던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는 감옥에서 15년이나 갇혀 있다가 나온 늙고 추한 이네스의 모습이었다. 고야에 의해 성당의 벽화로까지 그려지며 너무나 아름다운 천사의 모습의 그녀가 혼돈의 시대의 희생양으로 그토록 정반대의 모습으로 바뀐걸 보면서 안타까움과 씁쓸함이 교차함을 느껴함을 느꼈다. 그동안 그저 얼굴만 이쁜 여배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나탈리 포트만은 이 영화를 통해 180' 다른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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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통해 2008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많은 영화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던 하비에르 바르뎀 역시 이 작품에서 그만이 가지고 있는 냉혹함과 차가움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아무말을 하지 않아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얼굴 표정과 분위기만으로도 묘한 카리스마를 풍기는 그에게 로렌조라는 신부역활은 너무나 잘 어울려 보인다. 어떠한 육체적인 고통이 있어도 진정한 믿음을 가진 사람은 그걸 이겨낼수 있다고 믿는 로렌조 신부는 그의 말과는 전혀 다르게 몇분만에 쉽게 고통앞에 무릎을 꿇는다. 게다가 아름다운 이네스를 보고 감옥에서 겁탈하는 장면과 15년이 흘러 프랑스군의 앞잡이로 돌아온 그의 모습을 보면 이중인격자와 기회주의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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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연을 펼치는 뛰어난 배우들과 밀로스 포만이라는 관록있는 명장이 만나 혼돈의 시기에 살았던 3사람의 기구한 운명과 비극적 결말이 머리속에서 오랫동안 떠나지 않고 기억될 수작을 만들어낸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배우로서 쉽게 할수없었던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해낸 나탈리 포트만이야말로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말하고 싶다.

10점 만점에 8점을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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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궁중화가 고야의 아름다운 모델이자 영원한 뮤즈 이네스는 부당한 누명을 쓰고 종교재판소에 갇히게 된다. 이네스의 아버지인 부유한 상인 토마스는 딸을 구하기 위해 성당 재건 비용 기부 등 백방으로 노력한다. 이를 구실로 고야와 로렌조 신부를 집에 초대한다. 이네스가 부당한 심문에 자백 한 사실을 듣게 되고, 토마스는 어이없는 강변을 늘어놓는 로렌조를 심문한다. 로렌조에게 종교재판소를 모독하는 강제 고백의 고해문서를 받아낸 그는 심문의 고통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허위고백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이네스를 찾아간 로렌조는 갑작스레 안개가 낀 듯 모호하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자신의 욕망을 느끼고 아름다운 이네스를 겁탈한다. 토마스는 로렌조의 고해문서를 왕에게 보고한다. 이에 종교재판소는 로렌조의 지위를 박탈, 스페인에서 추방한다. 세월은 20여 년이 훌쩍 지나 프랑스 혁명으로 스페인은 격동의 시대를 맞는다. 나폴레옹의 점령이 시작되기 직전 고야는 청력을 완전히 잃고, 정신은 황폐화 되지만 눈으로 보이는 너머의 것을 그리기 시작한다. 로렌조는 나폴레옹 정권의 핵심 간부가 되어 스페인으로 돌아오고 종교가 아닌 이성과 혁명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야망을 품는다. 로렌조는 종교재판소를 기소하고 갇힌 사람들은 자유의 몸이 된다. 이네스 역시 감옥에서 나오지만 가혹한 고문과 기나긴 시간은 고야의 뮤즈 이네스의 아름다움과 생기를 앗아갔다. 격동의 시대 속에서 가족을 비롯해 모든 것을 잃은 그녀에게 의지할 사람은 힘없고 늙은 고야뿐이었다.

 이네스는 감옥에 있는 동안 딸을 낳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리고 고야는 이네스의 딸 알리시아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수녀원을 뛰쳐나간 알리시아는 우여곡절 끝에 거리의 여자가 된다. 이 때 고야는 알리시아가 로렌조의 딸임을 알게 되고, 로렌조는 딸의 존재가 자신의 야망 실현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해 마드리드의 모든 창녀들과 함께 알리시아를 해외로 보낸다. 이네스와 알리시아 두 모녀를 만나게 해주는 것이 어느새 자신의 소명이 되어버린 고야.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네스와 그녀의 딸은 끝내 상봉하지 못하게 되고, 나폴레옹의 시대가 저물며, 또다시 로렌조에게는 위기가 닥쳐 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