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코미디/로멘틱

매직 아워 (The Magic Hour, 2008) - 박장대소할수 있는 마술같은 시간을 예약해주는 영화!

챈들러전 2008. 12. 11. 17:30


매직 아워 (ザ マジックアワ: The Magic Hour, 2008)


코미디 / 일본 / 136분 / 개봉 2008.11.27
감독   미타니 코키
출연   츠마부키 사토시, 사토 코이치, 아야세 하루카, 후카츠 에리...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전설의 킬러를 5일안에 찾아야하는 주인공이 무명의 배우를 킬러라고 조직을 속이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의 정통 코믹물. 연출은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와 <더 우쵸우텐 호텔>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미타니 코키가 담당했으며,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오늘의 사건사고><눈물이 주룩주룩>등을 통해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츠마부키 사토시와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눈에게 바라는것><망국의 이지스>등에서 조연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사토 코이치가 두 주인공으로 캐스팅 되었다. 이외에도 낯익은 일본 배우들이 함께 하는데, <춤추는 대수사선><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후카츠 에리, <사이보그 그녀>와 드라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로 인해 국내에도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아야세 하루카, 테라지마 스스무 등이 조연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는 흥행에 성공했고 현재 개봉중인 국내에서도 전국 10개관이라는 작은 개봉관수에도 불구하고 첫주에 1만명을 돌파했으면 상영작중 좌석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줄거리
보스의 여자 ‘마리’(후카츠 에리)와 밀애 현장을 들킨 ‘빙고’(츠마부키 사토시)는 목숨이 위태롭다. ‘빙고’가 살 길은 단 하나! 전설의 킬러 ‘데라 토가시’를 보스 앞에 데려와야 한다! 하지만 아무도 얼굴을 본 적이 없는 전설의 킬러를 찾기란 불가능한 일. 잔머리9단 ‘빙고’는 무명 엑스트라 배우에게 영화 촬영이라 속여 킬러 연기를 시킨다는 기막힌 묘수를 짜낸다. 가짜 감독 ‘빙고’에게 캐스팅된 배우는 바로 만년 엑스트라 ‘무라타’(사토 고이치). 대본 NO! 100% 애드리브에 몰래 카메라 촬영?! 누가 봐도 수상한 이 영화, 하지만 ‘무라타’는 연기 생활 20년만의 첫 주연이란 말에 이미 들떴다! 의욕 200%, 몸도 맘도 전설의 킬러가 된 ‘무라타’의 혼신의 연기(?)는 계속되고, 이런 ‘무라타’의 오버 액션에 노심초사하는 ‘빙고’. 한편 ‘무라타’의 카리스마에 반한 보스는 짝퉁 ‘데라 토가시’를 앞세워 상대 조직과의 결전을 준비 하는데…




미타니 고키 감독의 전작들인 <웰컴 투 미스터 맥도날드>와 <더 우쵸우텐 호텔>을 감상했던 영화팬이라면 그의 신작인 <매직아워>도 기대하고 있을것이다. 정신없이 소란스럽고 분주한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면서 조금은 과장되고 억지스럽지만 관객을 웃게 만들고, 끝내는 묘한 여운과 따뜻한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들이었다. 개인적으로 이전 영화 2편과 이번 최근작인 <매직아워>를 묶어서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과 같은 표현을 해보자면..."미타니 고키 감독의 소동 3부작"이 어떨까 싶다. 3편의 영화 모두 어떻게 보면 상당히 비슷비슷한 이야기 구조와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수 있는데 맥도날드는 라디오 녹음실에서의 소동을, 우쵸우텐은 호텔에서의 소동을 그리고 이번 매직아워는 영화촬영장(?)에서의 소동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수 있다. 다양한 캐릭터와 역활들이 서로 얽기고 설켜서 정신 사나운 상황속에서 일어나는 소동들을 코믹하고 유쾌하게 표현해내는 점들이야말로 미타니 고키감독 특유의 기술이 아닐까 싶다.

이번 영화 역시 상당히 복잡하고 난해하게 뒤엉켜버린 상황을 다루고 있는데, 전설의 킬러를 무조건 찾아야 하는 '빙고'가 도저히 찾을길이 없자 꾀를 내어 무명의 후까시 배우에게 영화촬영이 있다며 킬러역을 부탁하게 된다. 자신이 눈을 부릅뜨고 째려보는 상대방이 진짜 야쿠자 보스인줄도 모르고 그저 동료 배우로만 알고 있는 무명배우 '무라타'는 실제 총격전을 벌이고 조직의 배신자를 처리하라는 명령등을 받아도 이게 실제상황이란걸 전혀 눈치 못채고 그저 영화 주인공이라는 사실에만 빠져있는다. 얼핏 간략한 줄거리만 들어도 상당히 코믹할거라 예상은 되지만 과연 그게 가능한 일인가.. 너무 터무니없이 억지스럽지 않을까라는 의심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 부분에 대해서 냉정하게 말하자면... 예상이 어느정도는 적중했다고 할수 있다. 도저히 현실감이라고는 찾아볼수 없을만큼 영화적 재미를 위해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설정과 이야기라는 점은 결코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를 3류영화나 쓰레기영화로 평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영화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 무라타가 실제 총격전에서 유유히 웃으면서 폼나게 총을 쏘지만 단 한발도 맞지않고, 충분히 의심할만한 말이나 행동들을 보면서도 끝내 진짜 전설의 킬러라고 믿는 바보같은 야쿠자들이 용서가 되는건... 이 영화가 자지러지게 웃을만큼 코믹하기때문이 아닐까 싶다. <덤앤더머>나 한국영화 <두사부일체>등을 봐도 도저히 현실에서는 있을수 없는 설정과 바보들이 난무해도 그걸 보고 박장대소하며 웃는 이유와 같은것이다. 만약 그렇게까지 억지스럽게 만들었으면서도 웃기질 않는다면 마치 역적죄인처럼 비난을 받겠지만, 코미디영화로서 충분히 웃음을 주기에 모든게 다 용서가 되는것이다.



아직 영화를 감상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 영화가 그렇게까지 웃기냐? 라고 물을수 있다. 정확하게 대답을 하자면.. 그렇다, 굉장히 웃기다. 헐리웃 영화 <트로픽썬더>를 보고 딱 2번을 웃었던 필자는 <매직아워>를 보고 한 10번쯤... 그것도 아주 자지러지게 웃을수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영화 역시 한가지 커다란 흠을 발견할수 있는데, 그건 바로 초반 중반까지 너무나 코믹했던 영화가 후반부에 가서는 뭔가 진지함을 찾을거 같다가도 다시 그저그런 개그를 날리는 허술함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아무리 실력있는 감독이나 배우들일지언정 136분이라는 긴 런닝타임 내내 웃음을 준다는게 원래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후반부에가서 어떻게 보면 불필요한 진지함은 짤라내고 깔끔하고 간략하게 결말로 이어졌으면 어땠을까 싶다. 특히나 결말 부분에서는 그야말로 인내심을 요구할 정도로 극단적으로 과장되고 억지스러움이 느껴진다. 게다가 잘 끌고 오다가 다소 뻔한 끝맺음을 보여주면서 그동안 실컷 웃었던 관객에게 아쉬움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 만약 초반,중반의 분위기만 잘 이끌었어도 9점을 받아도 아깝지 않은 오랜만의 제대로된 코미디영화 한편을 볼수 있을뻔했을지도 모르겠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감독 미타니 고키의 부인이 바로 <안경>과 <카모메 식당>에 나왔던 코바야시 사토미라는걸 뒤늦게 알게되었다. 비록 흥행을 하거나 오락성이 짙은 영화가 아니라서 많은 국내 영화팬들에게 알려진 작품들은 아니지만,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묘한 여운이 느껴지는 영화였고 여주인공이었기에 개인적으로 두 사람이 부부였다는게 조금 놀라웠다. 그리고 곽재용 감독이 연출했던 <그녀는 사이보그>의 아야세 하루카가 <매직아워>의 주연 역활인줄 알았지만 사실 조연에 더 가까운 비중이었기에 조금 아쉬웠다. <그녀는 사이보그>가 영화자체는 별로 였어도 한국의 김시향님을 닮은 아야세 하루카라는 배우만큼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한국에도 나름 팬들이 많은 떠오르는 신인 배우인데, 얼굴이 레이싱 모델 김시향과 너무나 흡사하고 거기다가 몸매도 너무나 흡사해서 상당한 글래머라는거... 앞으로 유심히 지켜볼 가치가 있는 여배우가 아닌가 싶다. ^^:

과장되고 억지스럽기는 하지만 어쨋든 본연의 임무인 웃음만큼은 확실하기때문에 그러한 단점들은 충분히 눈감아줄수 있는 코미디영화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감독의 전작들처럼 단순히 웃음을 주고 끝내는게 아니라 웃고 난후에도 가슴에 남는 따뜻한 여운과, 머리에 남는 교훈등도 이 영화의 장점중의 하나일듯 싶다. 영화 제목 <매직아워>는 해가 지는 순간부터 어두워지기 직전까지의 시간대를 말하는데, 쉽게 말해서 노을이 질때라고 생각하면 된다. 왜 제목을 이렇게 지었는가는 직접 영화를 보고 확인해야 그 의미와 교훈을 조금이나마 더 오랫동안 간직할수 있지 않나 싶다.

10점 만점에 8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