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자들의 방문 (The Strangers, 2008)
스릴러.공포.미스테리 / 미국 / 85분 / 개봉 2008.07.02
감독 브라이언 버티노
출연 스코트 스피드먼, 리브 타일러, 젬마 워드...
연인 커플만이 있는 외딴 집에 마스크를 쓴 세 명의 이상한 사람들이 침입하면서 일어나는 끔찍한 공포의 순간들을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물. 연출은 이번이 데뷔작인 브라이언 버티노가 담당했는데, 각본도 겸했다. 미국 개봉에선 첫 주 2,466개 극장으로부터 주말 3일동안 2,100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개봉 주말 박스오피스 3위에 랭크되었다. 제한된 공간에서의 이유없는 살인을 저지르는 공포물이지만 뻔한 설정과 이야기들로 전혀 새로움이란 느껴지지 않으며, 새드엔딩이 충격적이고 인상적이기 보다는 허무하고 무미건조하다고 할수 있다.
줄거리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제임스 호이트와 크리스틴 맥케이 커플은 제임스의 외딴 별장으로 향한다. 그날 제임스에게 청혼을 받았던 크리스틴이 아직 결혼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거절함에 따라 둘 사이에는 다소 서먹한 분위기가 흐른다. 새벽 4시 5분, 대문에서 큰 노크 소리가 들려온다. 문앞에 서 있는 것은 인형얼굴(dollface) 마스크를 쓴 금발의 여자아이. 그녀는 “타마라 집에 있어요?(Is Tamara home?)”이라는 이상한 질문을 하고 그런 사람이 없다는 대답에 “정말이예요?”라고 반문하며 사라진다. 잠시후, 제임스가 담배를 사러가고 크리스틴이 혼자 집을 지키고 있는 동안, 그 인형얼굴 마스크 소녀는 다시 대문을 노크하며 같은 질문을 한다. 없다는 대답에 소녀가 사라진후, 집에는 모닥불이 번져 화재가 발생하고, 모든 전화가 불통이 된 상태에서 이상한 가면을 쓴 성인남자(The Man in the Mask)가 집에 침입한다. 마침 집에 돌아온 제임스와 함께 집을 탈출하려던 크리스틴의 시도는 이들의 자동차가 모델(pin-up girl) 마스크를 쓴 또다른 여인이 운전하는 트럭에 받히면서 무산된다. 이때부터 커플은 이 이상한 마스크 3인조에 의해 악몽 같은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제한된 공간의 인적이 드문 별장안에서 정체도 동기도 알수 없는 살육이 벌어진다는 내용은 마치 영화 <베이컨시>와 흡사한 설정이라고 할수 있다. 물론 엔딩과 완서도면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주인공들을 집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면서 두려움과 공포감에 빠지게 한다는 형식은 두 영화가 똑같다고 해도 무방할듯 싶다. 처음에 예고편으로 이 영화를 접했을때, 제한된 공간에서의 심리적인 공포심을 유발한다는 점들이 굉장히 기대감을 갖게 만들고 내 취향에 딱 맞는 작품이 아닌가라고 생각 했었다. 하지만 의외로 개봉후 많은 블로거들이나 영화팬들이 실망감과 혹평을 쏟아내서 적잖게 놀랐었다. 얼핏 포스터와 예고편만 본다면 이렇게 더운 여름에 보기엔 더없이 좋은 공포/스릴러물 같은데 왜 이렇게 낮은 평점을 받고 있을까라며 의아해 했었다. 하지만 얼마전 실제로 이 영화를 감상한 후 왜 사람들이 그리도 혹평을 하고 낮은 점수를 줬는지 어느정도 이해할수 있게 되었다.
인단 이 작품은 장르의 특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가면을 쓴채로 정체도 동기도 알수없는 살인자들에 둘러쌓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공포감이나 스릴감이 많이 부족한편이다. 영화 중반까지는 원래 후반부 클라이막스를 위해서 상황의 설명과 살짝 살짝 맛보기로만 관객을 놀래키는게 당연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영화가끝날때까지 관객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무서운 장면이나 충격적인 장면은 나오질 않는다. 가면을 쓴 싸이코들은 그저 두 주인공을 가지고 놀듯이 두려움만 심어줄뿐 몸에 손하나 까딱대질 않는다. 그리고선 죽일수 있는 많은 기회들을 버리고 마지막에만 대미를(?) 장식하고 있을뿐이다. 80분이란 런닝타임이 너무 짧다는것과 영화가 끝난후 허무하고 밍숭맹숭한 이 영화의 엔딩을 보고선 높은 평점이나 호평을 할 사람을 없는게 당연한거 같다.
조금 의아한건 현지에서 개봉당시 비평가들이 호평과 혹평으로 나뉘어졌는데 전자쪽이 더 우세했다는것이다. 내가 아는 비평가들과 평론가들이라면 여지없이 혹평과 비난을 쏟아부었을 스타일의 영화인데 어째서 그런 평가가 나왔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기지 않을수가 없었다. 이번 작품이 처녀작인 감독은 과연 그가 머리속에서 상상하고 계획했던것처럼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냈는지 아니면, 경험의 부족으로 다소 식상하고 허무한 이런 영화를 만들어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느쪽이던 관객의 눈높이에 한참이나 부족한 작품을 만들어냈다는것만큼은 확실한거 같다. <반지의 제왕> <아마겟돈>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지고 인기를 얻고 있는 리브테일러의 모습을 오랜만에 볼수 있다는점을 제외하면 그다지 이 영화를 봐야만 하는 이유는 찾을수 없는거 같다.
10점 만점에 5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