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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506 (GP506, 2007) - 아쉬움은 크지만, 의미있고 신선했던 미스테리물.

챈들러전 2008. 6. 22.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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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506 (GP506, 2007)


미스테리.공포 / 한국 / 120분 / 개봉 2008.04.03
감독   공수창
출연   천호진(수사관), 조현재(GP장), 이영훈(강 상병), 이정헌(군의관)...


DMZ(비무장지대)안에 있는 GP에서 1명만 살아남고 20명이 몰살당한 사건을 조사하는 한 검사관이 단순 살인이 아니라 무서운 비밀을 알게된다는 미스테리/공포물. 영화 <알포인트>를 연출하면서 비평가와 관객 모두에게 인정받았던 공수창 감독의 최근작으로, 우리 나라에만 있는 GP를 배경으로 한번 들어가면 쉽게 나올수 없는 곳이라는 특징을 살려서 으스스함과 긴장감을 잘 살려내고 있다. 무엇보다 GP를 실제로 가봤던 사람은 잘 알겠지만 세트나 배경이 실제 GP와 상당히 흡사할 정도로 정성과 노력이 눈에 보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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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폭우의 밤. 아무나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는 비무장지대 내 최전방 경계초소(GP)에서 소대원 21명 중 의식불명 상태의 1명을 제외한 20명이 의문의 몰살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진상을 수사하기 위해 군당국은 21명의 수색대를 파견하지만, 폭우로 끊어진 도로는 수색대마저 GP506에 가두고 만다.

 수색대 속에는 군 최고의 정예요원으로 평가 받는 노수사관(천호진)이 포함되어 있다. 아내의 장례식장까지 찾아간 군 장성은 몰살당한 시체 속에서 GP장(유중위)을 찾아오라고 명한다. 육사출신인 그가 참모총장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국방부 전체가 긴장한 것. 노수사관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날 새벽 06시까지!

 하지만,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 시체는 19구, 생존자는 1명! 한 명의 흔적이 없다! 미로 같은 GP를 수색하던 중 발전실에서 의외의 인물, 살아있는 GP장(유중위)을 발견하게 된 것! 그러나 그는 본대 복귀만을 요구하며 의혹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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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군복무를 하면서 일년동안 GOP 근무를 했던 필자로서는 영화를 보기전부터 상당한 기대감과 더불어 옛 군대 추억이 떠오르는 조금 의미있는 영화였다. 영화의 완성도나 재미가 있다,없다를 떠나서 그렇고 그런 얘기들로 계속해서 만들어대는 한국 영화답지 않게 제법 신선하고 독특한 설정과 줄거리가 참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실제로 GP에서 촬영한게 아닐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세트와 소도구들이 상당히 세밀한 부분까지 사실적이고 볼만하다. 특히나 조감독과 일부 스텝들이 실제로 GP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시각적인것뿐만 아니라 GP생활 모습이나 분위기등이 상당히 흡사한 느낌이었다. 필자는 GP가 아니라 GOP에서 근무했지만 한달에 한번씩 GP에 들어가는 보급품 차량을 엄호했던 적이 몇번 있어서 실제로 GP내부를 여러번 둘러 봤던 경험이 있다.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복잡하거나 넓지는 않지만, 지하 2~3층으로 되있어서 제법 갖출건 가 갖추고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자 이제 영화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그만하고, 과연 이 작품은 볼만한 영화인가 아닌가에 대해 말해보겠다. 일단 간략적인 줄거리나 설정등을 들여다 보면 충분히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수 있지 않나 싶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GP라는 독특한 장소부터가 철저하게 폐쇄되있고 일반인들에게 잘 공개되지 않은 매력들이 있어서,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의 눈에도 상당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비때문에 도로가 손실되서 아침까지 빠져나갈수 없다는 약간 뻔한 설정이지만, 그렇게 해서 그 좁은 공간에 갇힌 영화속 인물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불안감과 두려움을 제법 잘 캐치해내고 있다고 하고 싶다. 영화 후반부가 되기전까진 전혀 예상도 할수 없는 비밀과 반전들이 미스테리물답게 관객의 호기심과 몰입을 유도하는것도 이 영화의 또 다른 장점이 될수 있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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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아쉬움을 남기는 미스테리물이 아닐까 싶다. 일단 2시간이라는 제법 긴 런닝타임때문에 전반부에 잘 조성했던 긴장감과 궁금증들이 중반이 되면서 질질 끌면서 조금 지루함이 느껴진다. 물론 후반이 되서는 숨겨졌던 비밀이 밝혀지고 또 다시 사람들이 죽어나가면서 제 자리를 찾고는 있지만 불필요한 부분은 편집하고 좀 더 타이트하게 이야기를 전개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소재와 설정등은 제법 신선하고 독특하지만 이야기를 종결짓는 센스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다. 506대원들이 죽어야만 했던 이유는 그다지 타당성이 느껴지지 않으며, 검사관과 함께 사건을 종결짓기 위해 온 군인들도 죽어야한다는 설정 또한 꼭 그렇게 극단적으로 극을 이끌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물론 우리가 실제로 그곳에서 똑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아서 단정지을수는 없지만, 영화속 군인들의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행동들은 영화의 현실감을 떨어트리면서 다소 억지스러운 느낌이 들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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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균형을 잡지 못한채 아쉬운 점들을 많이 남기긴 했지만, 한국 영화로서 충분히 칭찬받고 나름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장 한국적인(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외국영화에서 한번쯤 봤던 뻔한 영화가 아니라, 독특하면서도 신선한 이야기들은 분명 인정받을듯 싶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공수창 감독의 이전작품 <알포인트>와 비교를 한다면 아무래도 공포감이나 긴장감은 전작이 더 높은 점수를 받지 않을까 싶다. 추리소설을 읽는것처럼 하나 하나씩 주어지는 단서들을 가지고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비밀은 무엇인지 예사하면서 본다면 충분히 2시간동안 만족감을 느낄수 있을듯 싶다.

10점 만점에 7.5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