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스펙트 (The Pledge, 2001)
스릴러.드라마.미스터리.범죄 / 미국 / 124분 / 개봉 2004.12.31
감독 숀팬
출연 잭 니콜슨, 베니치오 델 토로, 아론 에크하트...
배우 숀 펜의 세번째 연출작. 프리드릭 듀렌맷(Friedrich Durrenmatt)의 원작을 바탕으로 은퇴한 노형사가 끝까지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으로, 잭 니콜슨이 주연하고, 헨렌 미렌, 로빈 라이트, 바네스 레드그레이브, 미키 루크, 샘 셰퍼드 등 호화 배역진이 조연으로 포진되어 있다.
줄거리...
베테랑 형사 제리는 은퇴를 6시간 남겨놓고 한 여자가 성폭행 당한 후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을 맡게 된다. 살해 용의자인 인디언 사냥꾼은 바로 체포되어 범행을 자백하고 경찰의 총을 빼앗아 자살하고 만다. 하지만 제리는 본능적으로 이 사건에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음을 느끼고, 혼자 재수사에 착수한다. 그러나 동료들은 그의 주장을 무시하고 사건을 종결시킨다.
이미 은퇴를 한 제리는 범행 현장의 중간에 위치한 주유소를 사서 생활을 하던 중 근처 카페 여주인과 그녀의 딸 크리시와 가까워지게 되고 결국 그들은 함께 생활하게 된다. 행복한 생활을 하며 과거의 일을 잊어가고 있던 즈음, 연쇄살인범이 크리시에게 접근하는데...
이 영화는 장점이 곧 단점이 되는 스릴러물이라고 할수 있다. 우리가 여지껏 봐왔던 헐리웃의 범죄/스릴러물들과는 다르게 차별성이 느껴지는 결말이 신선하기는 하나, 반대로 관객이 원했던 스릴러물과는 전혀 다르게 너무 잔잔하게만 느껴지기도 한다. 은퇴한 경찰이 여자 아이들을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연쇄 살인범을 추적하는 숨막히는 긴장감과 속도감을 예상하기 쉽지만, 실제로 영화는 범인에만 미쳐있어서 가정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가는 한 노인의 불행한 모습을 얘기하고 있다. 물론 장르가 장르이다보니 범인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이 나름 논리적이고 볼만하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이다보니 아이들의 심리와 행동들에 초점을 맞추어 조금씩 조금씩 범인에게 다가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기존의 스릴러물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중반부터는 갑자기 범인보다는 자신에게 찾아온 행복한 삶에 만족하면서 사건은 흐지부지하게되면서 장르는 스릴러물에서 드라마로 바뀌는듯하다. 하지만 범인이 자신과 같이 사는 딸과같은 아이에게 접근하는걸 알게되면서 나에게 찾아온 행복이냐? 아니면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범인이냐를 두고 선택해야하는 순간이 온다.
숀팬이 연출하고 잭니콜슨이 주연하는 이 영화는 화려한 조연들이 볼만한데 마치 까메오처럼 각각 한장명씩 모습을 비추고 있다. 연쇄살인범으로 몰려 자살을 하게되는 인디언 장애인 청년은 베니치오 델 토로가, 잭 니콜슨의 후배인 경찰로 나오며 최근에 <미스트>에서 주인공역을 연기했던 아론 에커트, 피해자중 한명의 아버지로 미키 루크가, 정신과 의사로 헬렌 미렌이 함께하고 있다. 오락성이나 흥행성은 부족한 영화지만 영화팬들에겐 신선하고 기억에 남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10점 만점에 7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