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포드 이야기1,2]
"일일 드라마같은 소설..."
이 소설책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책으로 읽는 '일일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구구절절한 러브스토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대를 넘나드는 역사소설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그리고 있는 일일드라마같은 소설인것이다. 미트포드라는 작고 조용한 마을을 배경으로 오지랖 넓은 이 마을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생활을 마치 수채화처럼 맑고 투명하게 그림으로써 작은 감동을 가져다주고 있고, 바쁜 일상과 도시 생활의 삭막함에 지친 현대인들을 치유하는 동시에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있다. 13년 동안 휴가도 없이 일해 온 팀 신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1996년에 출간한 이래 46쇄(1999년)를 찍었으며 아홉권 가운데 첫 번째, 두 번째 권으로 이 시리즈는 각각 독립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해마다 The Mitford Years series를 2백만 부 이상 팔리며 총 3000만부 이상 팔린 최장기 베스트셀러이다. 작가 잰캐런은 광고회사 출신으로, 글을 쓰기 위해 광고 회사 부사장직을 버리고 시골 작은 마을에 이사해 글쓰기를 시작한 재미있는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싶어하고 영감을 주고 싶어했던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글을 쓰기 시작한 그녀는 미트포드 이야기 시리즈 뿐만 아니라 Miss Fannie's Hat, The Trellis and the Seed (2003) 등의 어린이책을 썼으며, Home to Holly Spring으로 세계적인 상인 ‘2008 크리스티 상(Christy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외설, 음란, 섹스, 폭력 등이 없는, 영혼과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신이 내려준 깨끗한 소설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으며,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에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주는 소설이라는 평을 듣기도 하는 독특한 소설이라는 평을 받았던 잰 캐런은 이책을 발표한후 "독특하고 사랑스러운 이웃들을 소중하게 여기며 지내는 미트포드가 사실은 전국 방방곡곡 있을 것." 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고 한다.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책은 마치 일일 tv드라마를 글로 읽는듯한 느낌이다. 물론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의 모습이기에 외형적으로는 조금 우리와 다르고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소설속에 나오는 마을 주민들의 기쁨,슬픔,배려,웃음,감동은 인종과 국적을 뛰어넘는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때문에 마치 [전원일기]나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와도 비슷한 느낌이 나지 않나 싶다. 13년동안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마을의 업무나 주민들의 상담일을 도맡아 오던 팀 신부가, 갑자기 찾아든 기특한 개 ‘바나바’가 그의 인생에 끼어들고 이웃 사촌 ‘신시아’와의 우정이 묘한 감정으로 발전하면서 신부의 생활은 변하기 시작한다. 고아소년 ‘둘리’와 새로운 가정부 ‘퍼니’와 함께 하면서 신부는 행복감을 느끼지만 마을의 일정을 무리하게 소화하다보니 건강에 위협을 느끼고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러한 과정들이 전혀 작위적이거나 인위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충분히 현실에서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해프닝들을 들려주면서 솔솔한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특히나 책속의 마을 이야기에는 잔잔하면서도 터질듯한 유머가 도처에 배어있고 가족과 이웃, 믿음과 행복, 평화의 소중함과 의미를 깨닫게 하는 힘이 숨어있다. 요즘 국내에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미드열풍으로 인해 우리가 잘못된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들의 일상적인 모습들에 대해 또 다른 면을 볼수있다는것도 중요한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미트포트이야기 1 - 내 고향 미트포드 (상)
1 바나바
2 미심쩍은 선물
3 새로운 가능성
4 컴패니 스튜
5 커다란 바퀴
6 둘리
7 적임자
8 소중한 날들
9 이웃
10 굉장한 대접
11 눈 내리는 추수감사절
12 텅 빈 그릇
미트포트이야기 2 - 내 고향 미트포드 (하)
13 마음의 문제들
14 압살롬, 내 아들아
15 가장 훌륭한 설교
16 확실한 보상금
17 놀라운 질문
18 생각해보아야 할 것
19 러브스토리
20 백스터 공원
21 종
22 높은 명령
23 귀향
24 새로운 삶
반면에 일상적이고 평범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진 소설이기에 처음엔 다소 지루함이나 진행이 더딘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아무래도 마을에 대한 소개와 마을 주민들, 마을의 거리이름, 인물들간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 초반에 많이 나올수 밖에 없기 때문에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되기전까지는 독자들이 책장을 빨리빨리 넘어갈수가 없는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설정과 마을에 대한 이해가 자리 잡혀 가면서 책의 맨앞에 있는 마을의 지도도 보지않고 마을 건물들의 위치와 형태를 연상할수 있게 된다. 그때부터 독자는 진짜로 미트포드라는 마을의 주민이 되어 그들과 함께 섞여 들어가 재미있고 웃음이 있는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이 소설이 왜 미국에서 일종의 국민소설, 가족소설로 권장되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납득이 가기 시작하게 된다.
"잰 캐런은 대도시에 살면서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에게 해독약을 제공한다. 차분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캐런의 소설안에서 길을 잀고 미트포드와 사랑에 빠져 다시 빠져나오지 않기를 바라게 될것이다."
라고 이 책에 대해서 평을 내렸던 록키 마운틴 뉴스의 마거릿 칼린의 말처럼, 어떻게 보면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거 같이 순수하고 따뜻한 미트포드같은 마을에 빠진 독자들은 영원히 그곳에서 팀 신부와 신시아, 새디백스터, 둘리, 애마게럿, 미스 로즈 와슨, 엉클 헐리등과 살고싶다는 충동에 빠질지도 모르겠다. 바쁜 일상과 도시의 삭막함에서 답답해져 잠시 빠져나오고 현대인들이 있다면, 가족과 이웃간의 사랑, 우정을 쉽게 공감할수 있는 이 책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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