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코미디/로멘틱

가루지기 (2008) - 실패작은 맞지만, 독특하고 창의적인 실험정신은 높게살만하다.

챈들러전 2008. 6. 26.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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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지기 (2008)


코미디.드라마 / 한국 / 120분 / 2008.04.30
감독   신한솔
출연   봉태규, 김신아, 오달수, 전수경, 윤여정...


2005년 영화 <싸움의 기술>로 데뷔했던 신한솔 감독의 신작영화. 가상의 인물 변강쇠의 과거와 탄생비화에 대한 코미디물이다. 봉태규와 신인배우 김신아가 남녀 주인공을 맡고 있으며 오달수,전수경,윤여정,서영등이 조연으로 출연하고 있으며, 까메오로 사강과 이인혜가 잠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단순하고 유치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기는 하나, 판소리등의 전통음악을 이용한 뮤지컬 형식이 실험적이고 독창적이며 한국 영화답지 않은 감각적인 영상들이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봉태규라는 배우의 미스 캐스팅과 코믹과 정극을 뒤섞어놓으면서 엉성한 느낌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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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음양의 불일치로 기센 아낙네들이 주도권을 잡은 마을, 떡장수를 하는 청년 강쇠는 밤일 제대로 하는 남정네 하나 없는 마을에서도 단연 부실 랭킹 1위! 온 마을 아낙네들의 놀림거리로 살아간다. 그러던 강쇠의 굴욕인생에 어느 날 일생일대의 사건이 일어났으니!

 우연히 만난 음양통달 도사님에게 비책을 전해 듣고 500% 가득 찬 양기로 돌아온 변강쇠!!! 졸지에 마을 최고 완소남으로 변신한 강쇠는 천지를 뒤흔드는 막강파워로 아낙네들은 물론 온 동네 동물들마저 놀라게 만드는 상상초월 활약을 펼친다. 이제 그 앞에 펼쳐진 것은 온갖 산해진미를 싸들고 줄을 선 아낙네들의 들이대기 러시와 조선 방방곡곡에서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조선 최고의 거물로 인생역전에 성공한 강쇠, 그러나 마냥 행복할 것만 같던 그의 앞날에 감당할 수 없는 큰 시련이 다가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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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평점 3.50을 받고 있을 정도로 영화팬들에게 실망스러운 작품이기는 하나, 알바들 때문인지 아니면 이 영화의 실험적인 면은 무시하고 오로지 오락성에만 초점을 맞춘 단순한 영화 관객들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생각보다 낮은 평점에 조금 의아했다. 물론 이 영화는 확실히 실패작이며 오락영화로서 웃음도 감동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엉성한 영화라는건 맞는 말이다. 필자 역시 2시간동안 초반에 몇번 웃어본거 빼고는 이렇다할 재미를 못느꼈으며, 뒤로 갈수록 지루함과 유치함이 느껴졌다. 특히나 지나친 편집으로 인해 극의 전객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뚝 뚝 끓기는 느낌이 강하고 배우들의 최선을 다하는 연기에도 불구하고 유치한 이야기들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단순히 여배우들을 벗겨놓고선 흥행을 바라는 기존의 한국 섹시/코미디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할수 있다. 물론 초반에는 생각보다 더 단순하고 유치한 설정과 자극적인 여성 캐릭터들만 보고선 뻔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지만, 시간이 지나고 감독이 보여주는 신선한 시도와 실험들이 결코 쓰레기 영화로만 치부해 버리기엔 아까운 점들이 있다는걸 느끼게 된다. 예를들어 미친년 달갱이와 남정네들이 한밤중에 계속에서 보여주는 싱크로 나이즈장면은 기존의 한국 영화들에선 좀처럼 볼수없었던 창의적이고 신선했던 장면이라고 할수 있다. 마치 일본 코미디 영화에서나 볼수 있을법한 형식이기에 큰 웃음을 주진 못하더라도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칭찬할점이 아닌가 싶다. 또 간간히 전통 춤과 음악들로 뮤지컬 형식을 띄고 있는데, 노출과 선정적인 장면들만 고집했다면 3류 쓰레기로 분류될수도 있었겠으나 나름 노력이 엿보이는 정성이 담긴 뮤지컬 장면들 또한 인상적이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수 있을거 같다. 또한 세트나 의상등에서도 느낄수 있을듯 현대적인 감각과 전통적인 감각을 함께 세련되게 잘 섞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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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실험적인 시도들에도 불구하고 코미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을 한번도 시원하게 웃겨주지 못하고 있다. 전수경이나 오달수 등의 감초역활을 맡은 조연들이 몇번 작은 웃음들을 제공하기는 하나, 전체적으로 지루하고 싱거운 느낌이 든다. 게다가 변강쇠를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면서 진지함과 감동을 주기위해 코믹에서 정극으로 바뀌는등의 지나친 욕심들로 인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영화가 되버리고 만다. 차라리 일관성있게 예쁜 여배우들을 지속적으로 옷을 벗기고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들을 중점을 보여줬다면 꼭 실패작이라고 할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과연 이 영화가 남자들의 환상을 실현시킨건지 아니면 여자들의 환상을 실현시킨건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감독과 배우의 목표는 실현 시키지 못하고 있는것만큼은 확실한거 같다.

시시껄렁한 시나리오를 가져다가 실험적이면서도 유쾌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시작부터가 지나친 욕심이 아니었을까 싶다. 게다가 변강쇠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봉태규를 캐스팅 했다는 것도 첫단추를 잘못 채운거 같다. 코믹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혼자만 이렇게 시무룩하고 진지한건 태어나서 처음봤던거 같다.

10점 만점에 5점을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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