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스데이: 지구 최후의 날 (Doomsday, 2008)
SF.액션 / 영국.미국.남아프리카 공화국 / 104분 / 개봉 2008.06.18
감독 닐 마샬
출연 로나 미트라, 밥 호킨스, 에드리언 레스터...
걸작 스릴러 <디센트>로 주목을 받은 영국 감독 닐 마샬이 감독과 각본을 담당하여,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진 후의 묵시록적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미래 액션 스릴러물.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초토화된 영국을 배경으로, 당황한 영국 정부가 감염자와 오염지역을 격리하고 생존자들만 모아 새로운 도시를 건설한 이후 수십년 뒤, 바이러스가 다시 발생하자 치료제를 찾아 격리 지역 안으로 투입된 어느 여전사의 활약이 펼쳐지는 제작비 1,900만불이 소요된 SF/액션물. 미국 개봉에선 첫 주 1,936개 극장으로부터 주말 3일동안 493만불의 저조한 수입을 벌어들이며 개봉 주말 박스오피스 7위에 랭크되었다. 황당한 스토리 전개와 뻔한 결말이 실망스런 디스토피아 영화로, 황량한 도로에서의 자동차 액션씬은 <매드 맥스>시리즈를 연상시킨다.
줄거리
2008년. 치명적인 ‘리퍼(Reaper)’ 바이러스가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한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곳은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영국으로, 스코틀랜드 지방에는 바이러스가 발견된지 몇일만에 수백만이 감염되었다. 정부는 리퍼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위한 일환으로, 스코틀랜드 전역을 외부와 격리시키고 스코틀랜드 주민들의 희생을 방치한다. 그로부터 25년의 시간이 지난 후, 소멸된 것으로 보이던 리퍼 바이러스가 런던에서 다시 발생한다. 영국 국내안보국(Department of Domestic Security, DDS) 국장 빌 넬슨은 위성사진을 통해 스코틀랜드 격리영역 안에 생존자가 있음을 확인하고 격리영역에서 리퍼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여, 치료제를 구하기 위해 특수요원들을 격리영역 안으로 투입한다. 임무를 지휘하게 된 것은 에덴 싱클레어 소령. 그녀는 25년전, 어머니를 격리영역 안에 남겨둔 채 구조 헬기를 타고 대피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격리영역 안으로 들어간 에덴 및 특수요원들은 폭력과 광기가 지배하는 악몽 같은 세계와 마주치게 되는데...
저예산 공포영화 <디센트>의 성공으로 많은 영화팬들이 기다렸던 닐 마샬 감독의 SF/액션물이다. 하지만 현재 네이버평점 6.42가 말해주듯 많은 제작비를 투자한 이번 불록 버스터는 기대이하의 실망스런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가만 생각해보면 전작 <다센트>도 긴장감과 공포감을 잘살린 수작은 틀림없지만 줄거리나 시나리오는 의외로 단조롭고 익숙한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영화 <둠스데이>또한 빈약한 스토리와 식상하고 비현실적인 설정등이 많은 비평가들과 영화팬들로부터 지적을 받고 있다. 많은 제작비를 투자한 만큼 황페해져버린 스코틀랜드와 바이러스에 감염된 영국의 모습등은 상당히 뛰어나고 사실적이기는 하나 뭔가 핵심이 없고 짠잔한 에피소들을 늘어놓은 듯한 빈약한 시나리오가 상당히 아쉬운 작품이 아닌가 싶다. 거기다가 감독이 시종일관 보여주는 액션장면들은 분명 정성이 많이 들어갔다는건 느껴지지만 기존의 다른 영화들에 수도없이 봐왔던 뻔한 액션씬들을 짜집기해놓은듯해서 참신함이나 신선함은 찾아볼수가 없다. 한마디로 이야기와 볼거리 모두가 시덥찮다고 할수 있다.
물론 2035년의 암울한 미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어느정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으며, 긴장감이나 스릴감은 부족할진 몰라도 결코 이야기 전개 속도가 느리거나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잡다한 에피소들이나 장면들은 거의 없고 빠른 진행속도만큼은 이 영화의 장점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간호 SF물이나 액션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어설픈 멜로적인 감성이나 드라마를 섞어넣어 시간을 때우려는 잔재주를 부리는 작품들이 있는데, 시종일과 달리고, 싸우고, 총질해대는 이 영화만큼은 그런면에서는 정직(?)하다고 할수 있다. 단지 비쥬얼적인 오락성을 보여주는대만 급급해서 중심인 이야기를 놓쳐서 문제지만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황당하거나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장면들이 간혹 나오는데, 아무래도 논리적인 오류라고 해도 무방할정도로 어설픈 설정과 상황이 아닐수 없다. 케인박사 무리들이 사는 모습은 마치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기사들 영화같은 분위기인데, 그 좁은 스코틀랜드 땅에서 단 20~30년만에 두 지역이 서로 다른 문화와 풍습을 지니게 된다는 자체가 황당하면서도 비현실적이지 않나 싶다. 또 매번 지나다닌다는 옛 군사시설에는 수많은 무기와 차량들이 적재되어있는데 한번도 그것들을 뒤져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난감하다. 주인공들은 두번째 왔을때 바로 목록을 확인하고 BMW를 타는데 말이다. 결과적으로 닐 마샬 감독의 이번 작품은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까지도 혹평을 받는 실패작이란건 틀림없는 사실인거 같다. 저예산의 영화들을 만들다 처음으로 대형 SF/액션물을 만들다보니 숲을 보다가 나무를 못본꼴이 된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의 전작들인 <디센트>나 <도그 솔저스>를 굉장히 재미있게 감상했던 필자로서는 이번 실패만 가지고 감독을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분명 뻔한 이야기들가지고도 제법 쏠쏠한 재미를 만들어낼줄 아는 닐 마샬이기에 이번 실패를 교훈삼아 다음 작품에는 보다 나은 영화를 들고 나오지 않을가 싶다. 마지막으로 아예 좀비영화로 만들었었으면 어땠을가 하고 좀비영화 매니아로서 아쉬움이 남는다.
10점 만점에 6점을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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