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Thirst, 2009)
멜로.애정.로멘스 / 한국 / 2009.04.30
감독 박찬욱
출연 송강호, 김옥빈, 신하균, 김해숙...
시놉시스(synopsis)
정체불명의 피를 수혈받고 흡혈귀가 된 신부 '상현'. 피를 원하는 욕구와 신앙심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는 우연히 어린시절 친구 '강우'와 그의 아내 '태주'를 만나면서 인간적 욕망에까지 눈뜨게 된다. 상현은 태주의 묘한 매력에 빠져 쾌락을 갈구하고 태연은 히스테리컬한 시어머니와 무능력한 남편에게 억눌려있던 욕망을 깨워준 상현에게 집착한다. 점점 더 대담해져가는 그들의 사랑은 상현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된 태주가 자신의 남편을 죽여달라는 제안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되는데... 한치 앞을 알수없는 이들의 사랑, 과연 그 끝은 어떻게 될까?!
김옥빈의 베드씬과 송강호의 적나라한 노출연기로 개봉전부터 많은 이슈를 낳으며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를 감상해봤다. 일단 영화의 재미를 떠나서 명감독과 명배우의 만남, 그리고 수많은 화제를 낳았던 작품답게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 1위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서 극장은 만원사례였다. 물론 영화가 끝난후 관객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지만 흥행성적 하나만을 놓고 성공여부를 따진다면 고심할 필요없이 성공이라고 할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올드보이>때와 마찬가지로 올해 칸 영화제에 초청받기도 한 이 작품이 작품성과 흥행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수 있을것으로 보여 앞으로 보여줄 이 영화의 행보도 무척 관심있게 지켜볼 점들이 아닐가 싶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오락성이나 극장을 찾기전 예고편등을 통해 기대했던 재미를 두고서는 상당히 양분된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데 필자 역시 충분히 그럴 소지가 다분한 영화라는데 동의하고 싶다.
일단 명감독과 명배우들답게 연기력이나 연출력은 그야말로 만장일치의 호평을 보낼만한다. 먼저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가진 박찬욱 감독은 뱀파이어가된 신부의 이야기라는 한국영화시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참신하고 파격적인 소재로 그만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와 사실적인 영상이 더해지면서 센세이션하고 충격적인 작품을 만들어낸게 아닌가 싶다. 또 팜므파탈의 김옥빈 또한 그녀의 감춰져있던 매력과 연기력을 이번 작품을 통해 세상에 드러내놓는가 반면, 송강호는 다시한번 한국 대표배우의 명성에 걸맞는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을뿐만 아니라 성기노출이라는 파격적인 연기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물론 전문가나 해외에서는 어떤 평가가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으나 작품성이나 예술성등은 충분히 호평받을만하고 수상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의 팬으로서 이번 작품은 다소 실망스러웠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부분들이 존재한다는걸 부정할수는 없을거 같다. 일단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소재에서 예상되는 무게감이 생각보다 가벼웠다는점을 들수 있다. 뱀파이어가 된 신부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이성과 욕망의 중간에 빠진 주인공을 통해 보다 진중하고 심도있는 메시지와 주제의식을 기대했지만, 기대보다는 겉핧기식의 평이한 수준이 아닌가 싶다. 또한 예술성이나 완성도는 뛰어난편이지만 오락성이나 대중성 부분에서는 결코 좋은 점수를 받기는 힘들거 같다. 물론 박찬욱 감독의 이전 작품들중에도 아예 대놓고 예술성만 강조하는 난해한 영화들이 있었기는 하지만 이번 영화는 소재의 선택이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예술성뿐만 아니라 대중성과 오락성에도 어느정도 할애한 작품일거라고 예상했지만, 감독이 그저 만들고싶었던 작품을 만들었을뿐 관객이 원하는데로 흘러가지는 않는다고 평가할수 있을거 같다. 그러다보니 기존의 박찬욱 감독 팬들은 어느정도 기존 작품들에서 느껴졌던 매력을 다시 느낄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관객들은 기대보다 실망스럽다는 평가도 존재하는거 같다.
물론 세계가 인정한 명감독이 보여주는 그만의 독특한 색깔과 영화적 느낌에 충분히 만족하고 극찬을 하는 영화팬들도 분명 다수 존재한다. 그리고 예매율이나 박스오피스에서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하고 있기에 전자의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관객들의 말이 전적으로 옳다고도 할수 없을거 같다. 양분되 평가와 의견이 난무하는 이 영화가 제대로 되고 확실한 평가를 받을려면 아무래도 칸 영화제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 국내관객, 국내평론가가 아닌 전세계의 눈이 평가하는 칸 영화제야말로 영화 <박쥐>의 가치를 보다 객관적이고 공평하게 평가받을수 있는 자리가 아닐까 싶다. 영화를 재미있다 또는 재미없다라고 어떤 일차원적인 평가를 내린다고 할지라도 한국 영화에서 좀처럼 보기힘든 파격적인 소재와 머리속에 오랫동안 각인될 인상적이고 독창적인 영화라는데에는 동의할수 있지 않을까 싶다.
10점 만점에 7.5점을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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