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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토리노 (Gran Torino, 2008)


범죄.드라마 | 미국 | 116| 개봉 2009.03.19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크리스토퍼 칼리, 비 방...


한국전에 참전했던 퇴역군인이자 고집불통 외고수로 마음의 문을 닫은채 살아가던 한 노인이 옆집으로 이사온 흐몽족 가족들과 어울리면서 서서히 변해 간다는 정통 드라마물이다. 처음에는 6개 상영관에서 시작했지만 관객의 입소문에 힘입어 19개.. 84개.. 2808개로 상영관이 늘어나면서 개봉5주차에 박스오피스 1위라는 보기드문 기록을 세웠으며, 와이드 오프닝 첫 주말 흥행 2,950만달러를 기록하여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작품 중 개봉 첫 주 최고 성적을 거두었고 지난 주말까지(2월 22일 기준) 1억 3천 4백 만불의 수익을 거둬 2009년 개봉작 중 최고 흥행작이 되었다. 마치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워낭소리]와 유사한 경로를 선보여서 한 언론매체에 두 영화를 비교하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제작비 3300만불이 소요된 이 영화의 연출은 <밀리언 달러 베이비> <미스틱 리버> <용서받지 못한 자>를 통해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감독으로서도 자신의 역량을 한껏 발휘한 클린트 이스트우두가 맡았으며 동시에 주인공 월트 코왈스키까지 연기해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외에도 <로스트라이언즈>의 크리스토퍼 칼리와 17세의 신인배우 비 뱅이 소년 타오 역을, 아니 허가 그의 누나인 수 로어역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간략한 줄거리
자동차 공장에서 은퇴한 채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월트(클린트 이스트우드). 한국전 참전의 상처로 괴로워하는 남편의 참회를 바라던 아내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참회할 것이 없다며 버틴다. 어느 날, 이웃집 소년 타오가 갱단의 협박으로 월트의 72년산 ‘그랜 토리노’를 훔치려 하 뜻하지 않았던 이 만남으로 월트는 차고 속에 모셔두기만 했던 자신의 자동차 그랜토리노처럼 전쟁 이후 닫아둔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갱단은 타오 주위를 맴돌면서 그와 그의 가족에게 점점 위험한 존재로 변하게 된다. 하지만 그때마다 월트의 도움을 받게되는 타오가족은 그를 집으로 초대 하거나 일을 도와주며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하지만...





많은 영화 시사회를 다녀봤지만 좀처럼 영화가 끝난후에 관객들이 스스로 박수를 치는 일은 그리 흔하지가 않다. 원래 우리 한국사람들의 성향의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편이라 기분이 좋거나 흥이 나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표현하는데 이 영화의 엔딩자막이 올라갈때즘 여기저기서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물론 그 박수의 소리는 만족감이나 영화에 대한 호평을 대신 하는것일것이다. 시사회장을 찾기전에 이미 인터넷을 통해 영화 [그랜토리노]에 대한 검색과 몇가지 정보들을 확인했었는데, 무엇보다 크게 두 가지가 주목하고 큰 의미를 가지는것 같았다. 첫째는 배우로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마지막 영화라는 점이다. 그동안 배우로서 수많은 작품속에서 카리스마와 남성미가 넘치는 연기들을 보여줬던 그가 이번 영화를 끝으로 더이상 스크린에서 연기하는 일은 없을것이라는 걸 처음 알았을때 다소 의하해하지 않을수 없다.몇년전에도 [밀리언달러 베이비]에서 정정한 모습으로 자신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좋은 연기를 선보였던 그인데 말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깨닫게 된건... 그도 이제 정말 많이 늙었다는것이다. 물론 [사선에서][메디슨카운티의 다리]등의 그의 대표작에서도 이미 백발히 휘날리는 노인의 모습이었지만, 필자만의 느낌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때와는 비교할수 없을정도로 나이를 먹은티가 무척 났다. 당연히 그도 그럴것이 그의 나이는 1930년생, 내일이면 80이라는 나이의 노인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감독이란 역활보다는 배우의 자리가 좀 더 활동적이고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때문에 그에겐 확실히 힘에 부칠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어쨋든 웨스턴 서부극를 시작으로 수많은 명작들속에서 영원히 멋진 모습을 보여줄것만 같았던 그의 마지막 작품이기에 이 영화가 가지는 의미는 더 큰거 같다.

둘째로는 이 영화의 행보는 마치 지금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영화 [워낭소리]와 비슷한 행보를 걸었다는 것이다. 이 영화가 처음 개봉했을때는 고작 개봉관수가 6개밖에 되질 않았다. 하지만 [워낭소리]가 그러했든 관객들의 입소문이 서서히 퍼지면서 개봉 5주차에는 2808개라는 놀라운 개봉관수를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두 영화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모두 주인공이 노인들이라는것과 잔잔하게 전해지는 휴머니즘과 인위적이지 않은 따스함이 느껴진다는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한편에서는 현지에서도 그랬고 현재 워낭소리가 그러하듯 국내에서도 [그랜토리노]가 시사회등의 통해 관객들의 입소문을 만들어내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대박을 치는 흥행영화가 되지 않을까 점치는 이들도 있다. 이번 프레스 블로그 시사회에서 엔딩자막이 올라갈때 관객들이 스스로 박수를 쳤던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시사회 관객들이 박수를 친 이유가... 과연 이 영화가 그만큼 뛰어나고 명작이라서 일까?! 필자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살펴보려한다.



이 영화속 이야기는 비교적 단순하고 일상속에서 쉽게 찾을수 있는 소재와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아니 오히려 어떻게 보면 뻔하고 식상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전쟁에 참가한면서 겪었고 자신이 저질렀던 일들로 인해 평생 마음의 문을닫고 스스로 고독한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던 노인이, 아시아계 이웃들을 만나게 되면서 서서히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하게되면서 그동안 자신이 지고 있덤 마음의 멍에를 벗어버리고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전체적인 이야기전개는 그다지 독창적이거나 신선해 보이지는 않는다. 더구나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제외하곤 출연진들조차 영화팬들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는 생소한 배우들이나 신인들이 대부분이라 1억 3천 4백 만불의 수익을 거둬 2009년 개봉작 중 최고 흥행작이 될수 있었던 이유는 겉으로 보기엔 찾아볼수가 없다. 도데체 그렇다면 이뻔하고 뻔한 줄거리와 흥행배우는 한명도 출연하지 않는 이 영화가 놀라운 흥행성적을 내고 눈물의 기립박수와 함께 전미 비평가협회 선정 최고의 영화 TOP10과 남우주연상, 각본상을 수상할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작위적이거나 인위적인 감동이 아니라 잔잔하지만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사실적인 감동이 그 첫번째 요인이 아닐까 싶다. 헐리웃 작품들중 흥행에 성공했던 감동 드라마들을 살펴보면, 선생님이 떠나는순간 학생들이 책상위로 올라가 "캡티.. 오마이 캡틴.."이라고 외치던 <죽은 시인의 사회>처럼 한껏 부풀려놓은 그야말로 영화속에서나 가능할법한 감동을 전해주는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랜토리노]는 그런 영화들처럼 눈물이 멈추지 않을만큼 커다란 감동은 없지만, 침을 뱉고 육포를 씹으며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았던 주인공이 조금씩.. 조금씩 주변에 관심을 갖게되고 타인애를 가지게되는 잔잔한 감동이 가늘지만 오랫동안 남을 여운으로 남는다. 특히나 이러한 여운은 고지식하고 괴팍한 노인을 연기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기력(사실 연기력보다는 그에게 딱 어울리는 역활)으로 인해 가능할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너무 비현실적이거나 허무맹랑한 캐릭터가 아니라 충분히 우리 주위에 한명쯤은 있을법한 노인의 모습을 때론 카리스마 있게, 때론 정겹고 코믹하게 소화해내면서 이 영화의 묻혀질뻔한 숨은 매력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포인트를 꼽자면 서로다른 문화를 가진 미국인과 흐멍족들의 문화차이를 통해 잔잔한 감동뿐만 아니라 재미있게 볼수 있는 웃음까지 주고 있다는것이다. 특히나 뼈속까지 보수주의로 똘똘 뭉친 주인공 월트와 이웃인 이민자들이 만나는 장면들은 은근히 코믹하기까지 하다. 흐멍족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하기위해 월트가 침을 뱉자 상대쪽 할머니느 그보다 더 많은 양의 침을 뱉는 장면은 이 작품이 코미디 영화가 아닌가 싶을정도로 큰 웃음을 준다. 또 낯설고 어려운 흐멍족들의 이름을 자기 멋대로 부른다든지, 이발소에서 사나이들의 대화를 보여준다며 거침없이 욕석을 퍼붇는 장면들은 영화가 너무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쪽으로만 치우치지않게끔 중심추같은 역활을 하고 있다. 오바스럽거나 억지스러운 웃음이 아니라 생활속에서 있을법한 해프닝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낸 웃음인것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과연 이 영화는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박수를 칠만큼 작품성과 오락성을 모두 겸비한 명작인걸까? 라는 질문에 답을 한다면... 꼭 그렇다고만은 할수 없을거 같다. 영화자체는 큰 감동이 있거나 눈물을 쏙 빼놓는 슬픔따위는 느껴지질 않는다. 작품성은 몰라도 오락성은 그다지 후한점수를 줄수 없는것이다. 그렇지만 [그랜토리노]시사회에서 나왔던 관객들의 박수는 영화자체의 만족감에서 나온거라기 보다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영화속에서 나오는 월트라는 주인공의 희생정신과 그 누구보다 현명한 선택을 내린것에 대한 인물의 찬사가 아닐까 싶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결말을 밝힐순 없지만, 복수를 위해 마치 젊은시절 서부 총잡이의 모습을 다시 보여줄거 같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마지막 반전을 통해 그 어떤 결말보다도 지혜롭고 현명한 선택을 내림으로서 관객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인상과 여운을 선사해주고 있다. 그가 실존인물이냐 가상의 인물이냐는 중요하지 않으며, 슈퍼맨이나 배트맨이 아니라 영화속 월트야말로 진정한 영웅의 참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들게끔 하고 있다.

이 영화가 현지에서처럼 국내에서도 큰 흥행성적을 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필자는 오히려 그렇지 못할거라는 쪽에 더 무게를 두고싶다. 아카데미 시상식과 맞물려 작년에 개봉되었던 작품성과 높은 완성도의 좋은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때에 이 영화가 관객들의 눈에 띄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평가이건 일반관객이건 극장을 찾은 사람이라면 영화 엔딩이 올라갈때쯤이면 가슴 한편에서 피어나는 아릇한 여운을 느낄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점점 더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으로 변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수 있는 기회가되고,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그 무언가를 다시 느끼고 찾게되는 시간이 될듯싶다.

10점 만점에 7.5점을 주고싶다.



자세한 영화정보: http://www.gran-torino.co.kr



Posted by 챈들러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그랜토리노..올해 본 영화중에선 최고였습니다 ^^ㅋ

  2. 재미 없던데 2009.07.08 15:48 신고

    초개감동이었는데 평점이 너무 짭니다

  3. 감상글 잘 읽었습니다.
    저와는 이 영화에 대한 관점이 다르네요
    저는 뭐 현명한 선택이니 희생정신이니, 이웃과의 교감이니 그런건 거의 신경도 안썼습니다.
    이 영화에서 제가 가장 큰 인상을 받은건 월터라는 한 인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고집스럽고 독설적인 언제나 벽을 쌓고 살던 한 노인네의 회한이라고 해야할까요?
    희생정신이니 뭐니 그런 과정에 나온 결과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제 감상은 감독의 의도완 다를 수도 있습니다만
    제눈에는 너무 외롭고 쓸쓸했지만 그래도 마지막에는 평생을 통해 뒤틀려 어떻게 해볼 수도 없었던 그런 인생이 조금쯤은 풀어져 그래도 씁쓸하게 나마 툴툴거리며 살짝 옅은웃음 지으며 갈 수 있었던 그런 한 노인네의 인생이 보이더군요...
    엔딩크레딧의 오래인 그랜토리노에 그런 정서가 잘 담겨있지 않나 싶습니다.
    문학이든 영화든 꼭 창작자의 의도에 맞춰갈 필요는 없겠지요
    같은 사물을 보면서도 보는이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를 얻을 수 있는 이치처럼 말이죠.
    저는 제 나름의 감상을 통해 참 괜찮은 영화구나 생각했습니다.
    아직도 노래 그랜토리노를 들으면 눈물이 흐를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