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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멜로/드라마

굿바이 칠드런 (Goodbye Children,1987) - 차라리 실화가 아니었기를...



굿바이 칠드런 (Goodbye Children,1987)


전쟁.드라마 / 프랑스 / 104분 / 개봉 1989.12.24(재개봉 2008.12.24)
감독    루이 말
출연    가스파스 마네스, 라파엘 페이토...

나치 점령하의 프랑스 어느 기숙학교에서 유태인 어린이 몇 명을 숨겨주면서 소년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우정과 배신의 소용돌이를 독특한 시각으로 조명한 작품. 씨네큐브에서 열린 "루이말 감독 특별전" 3부작 시사회에 초대를 받아서 감상하게 됐다. 사실 국내 첫 개봉은 89년 12월 24일이었지만 그로부터 정확히 20년이 지난 08년 12월 24일에 다시 재개봉 하는것이기에 누군가에겐 이미 오래전에 감상했던 옛작품일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이번 기회에 처음 접하게 된는 신작이 될수도 있다. 감독이 어렸을적 직접 체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전쟁중에 만난 두 소년의 우정을 통해 관객들의 옛향수와 추억을 되살리는 동시에, 시대의 희생량이 되야했던 두 소년의 가슴아픈 비밀과 헤어짐이 상당히 안타까움과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줄거리
1944년 1월, 파리 근교 중학교에서 2학기가 시작된다. 12살 난 쥴리앙(Julien: 가스피드 마네제 분)은 80명 가량의 소년들이 모여있는 학교 기숙사에서 제일 어리지만 다부지고 활발한 성격에다 호기심이 강한 편이다. 이들은 추위, 식량 부족, 폭격, 암거래 독일의 침략 등으로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학기 초 쥴리앙 반에 총명하고 민감하면서도 말수가 적은 쟝 보네(Bonnet: 라파엘 페이토 분)라는 아이가 들어오게 된다. 과거를 알 수 없는 쟝을 반갑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는 같은 반 학생들은 온갖 방법으로 골탕을 먹이지만, 쥴리앙은 보네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며 우정을 키우게 된다. 하지만 보네가 유태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두 소년에겐 잔인한 앞날이 기다리고 있는데...



제42회(1989)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데이빗 린 상 - 굿바이 칠드런
제1회(1988)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외국어영화상 - 굿바이 칠드런
제1회(1988) 유럽영화상 베스트 장면상 - 굿바이 칠드런
제13회(1988) 세자르영화제 작품상 - 굿바이 칠드런
제44회(1987) 베니스영화제 OCIC상 - 굿바이 칠드런
제44회(1987)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 굿바이 칠드런
제13회(1987) LA 비평가 협회상 외국어영화상 - 굿바이 칠드런

미국,영국,유럽을 가리지 않고 그야말로 평단의 극찬과 흥행을 만들어낸 당시의 화제작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에 다시봐도 그 시대의 관객들이 느꼈던 감동과 여운은 여전히 이어질 정도로 시대를 뛰어넘는 좋은 영화라는 인상을 깊게 받았다. 이 영화의 특징이라면 그동안 전쟁영화들에서 봐왔던 비현실적이고 억지스러운 설정이나 이야기들과는 다르게 다분히 차분하게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렸을적 한번쯤은 겪었을 반 친구들과의 갈등, 그리고 왠지 모르게 가까이 하고 싶은 친구와의 우정에 대해서 어떠한 조작이나 인위적인 요소없이 잔잔하게 그려지고 있는것이다. 하지만 후반부에 가서는 두 아이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전쟁이라는 시대적 배경으로 인한 안타까운 헤어짐등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뼈속까지 느껴지는 안타까움을 전달해주고 있다. 관객의 감정을 극대화시키려는 의도가 없다보니 실화라는 점들과 맞물려 이야기의 진실함과 감흥이 배로 전달되어지는게 아닌가 싶다.



“40여 년이 흘렀지만 난 그 1월의 아침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영화 <굿바이 칠드런>은 루이 말 감독 스스로의 나래이션으로 마무리 된다. 마치 어렸을적에 봤던 <얼라이브>라는 비행기 추락사고 이후의 생존자들이 마지막에 모두나와 당시의 상황을 얘기했던 영화가 떠올랐다. 차라리 단순히 감독이나 작가가 지어낸 허구의 이야기였으면 좋았을것을... 그랬다면 영화속 두아이들이 이토록 눈에 밟히고 뇌리속에서 잊혀지지 하거나 않을텐데 말이다. 다시한번 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아이들과 여자, 그리고 노약자라는 말이 새삼 맞는말이라는 생각이 들게되었다. 아무런 죄가 없는 아이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아픔과 고통을 심어준 전쟁이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운 존재인가... 만약 영화속 보네가 그런 피바람을 피해서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어땠을까... 어떻게든 두 소년의 우정을 지켜주기 위해 이 생각 저 생각 해보지만 돌이킬수 없는 일는 일이기에 그저 그 안타까움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지 않나 싶다.

'각인'이라는 단어야말로 이 영화의 가치를 입증해주는 중요한 근거중 하나이다. 비록 마지막 장면에서 보네가 독일군에게 끌려갈대 쥴리앙은 한방울의 눈물도 보이지 않았지만, 영화밖 관객들이 대신 눈물을 흘려야 했던 그 가슴저는 여운은 시간이 흘러도 영워힌 관객들의 가슴속에 각인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다시는 아이들에게 되풀이 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