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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멜로/드라마

더 웩크니스 (The Wackness, 2008) - 2008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 수상작



더 웩크니스 (The Wackness, 2008)


드라마 / 미국 / 110분
감독   조나단 레빈
출연   벤 킹슬리, 조쉬 팩, 팜켄 얀센, 올리비아 썰비, 아론유...

대마초 판매상으로 학비를 버는 고등학생 루크 사피로와 그의 친구이자 정신과 의사인 제프리 스콰이어의 외로움과 우정에 관한 작품. 2008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을 받을 정도로 꽤 좋은 평가와 인정을 받았던 영화이다. [간디][쉰들러 리스트]의 벤 킹슬리와 [엑스맨]시리즈의 팜켄 얀센이라는 유명 배우에서부터, 떠오르는 신인 조쉬 팩과 올리이아 썰비, 한국계 배우 아론 유등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연출을 맡은 조나단 레빈의 데뷔작이자 바로 전작인 [모슨 소년들은 맨디레인을 사랑해]라는 스럴러물은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영화팬들에게 3류영화로 낙인찍히며 혹평을 받았던 작품인데, 같은 감독이 전혀 다른 느낌의 이런 영화를 만들었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것이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94년 뉴욕이다. 주인공 루크는 이제 졸업을 앞둔 고3이지만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어린 나이지만 아이스크림 수레통에다가 마리화나와 대마초를 넣고 다니며 용돈벌이를 하고 있다. 내성적인 성격때문에 친구들과는 어울리지 못하고, 항상 다투기만하는 부모님의 언쟁을 듣고 싶지 않아 항상 워크맨을 들으며 다니는 외로운 소년이다. 루크의 유일한 말동무이자 친구는, 자신과 상담을 해주는 조건으로 항상 그만큼의 마리화나를 얻어가는 중년의 정신과 의사 제프리뿐이다. 서로 사는 환경도 다르고 하물며 세대조차 다른 그들이지만 너무나 비슷한 외로움을 겪고 있다는 공통점이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가까운 사이가 된다. 제프리는 재혼한 아내와의 권태기로 인해 삶의 대한 즐거움이나 의욕을 점점 상실하게 되면서 루크에게 얻은 마약에 점점 더 의지하게되고 자신의 의붓딸과 같은 나이의 어린학생과 더욱더 돈독한 우정을 쌓게된다. 그러던중 루크는 제프리의 의붓딸과 가까워지면서 하루아침에 우울한 소년에서 행복한 소년으로 변하게되고, 제프리 역시 아내와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짧은 여행을 계획한다. 그렇게 그들에게서 외로움이란 감성이 멀어지는가 싶더니 더 악화되어 버리고 만다.



이 영화에서 카세트 테입은 상당히 중요한 소재로 쓰이고 있다. 항상 워크맨을 끼고 사는 루크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주제와도 상당한 관련이 있다. 일단 주제에 대해서는 잠시 미뤄두고, 이 영화는 90년대의 뉴욕을 상당히 사실적으로 그려내고있다.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위해 밤새 녹음해 담은 아날로그 음악 테이프. 삐삐 메시지와 공중전화 박스. 줄리아니 시장. 앞머리는 기르고, 뒷머리를 짧게 밀어버린 루크의 헤어 스타일. 그리고 90년대 뉴욕의 거리에 가득했던 우탱 클린이나 노토리어스 비아이지 등의 힙합 음악과 그래피티 아트는 추억속에나 존재했던 90년대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이러한 것들과 맞물려 루크와 제프리의 엇갈리는 외로움을 무겁지않고 오히려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는점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영화속에서 나오는 카세트 테입은 끝까지 다 듣게되서 뒷면을 틀게되면 다시 새로운 음악이 시작되는것처럼 우리가 느끼는 외로움은 언젠가 끝나게되고 새로운 삶이 시작되면서 계속 반복해가는 삶을 상징하는게 아닌가 싶다. 결국 두 주인공들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게되지만 결국 다시 삶의 대한 의지를 찾는것처럼 말이다.



오락성보다는 작품성에 더 무게를 둔 작품이지만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제법 유쾌하고 부담없이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관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는 괴짜 정신과 의사 역을 유쾌하게 해내고 있는 벤 킹슬리의 연기나 다른 배우들의 연기력이 볼만하며, 루크와 스콰이어스 박사를 둘러싸고 이루어지는 어느 여름의 씁쓸한 추억과 특이한 우정이 유쾌하게 그려지고있다. 다만 어려운 영화는 아니지만 직접적인 설명의 부족과 캐릭터들의 심리상태등에 대한 객관적인 관점에서의 묘사로 인해, 단순히 눈만 스크린을 쫒아간다고 영화를 이해하게되지는 않는편이다. 어느정도 영화보는 수준이 밑바탕이 되어야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이 작품의 진가를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10점 만점에 7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