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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데인저러스 (Bangkok Dangerous, 2008) - 쌍팔년도 홍콩 느와르를 짜집기한 액션영화...

챈들러전 2008. 12. 21. 01:57


방콕 데인저러스 (Bangkok Dangerous, 2008)


액션.스릴러 / 미국 / 98분 / 개봉 2008.09.11
감독   옥사이드 팽 천, 대니 팽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샤크릿 얌남, 양채니...

최근 할리우드에 진출하여 <노크: 낯선자들의 방문>을 연출했던 홍콩 쌍둥이 형제 감독 대니 팽-옥사이드 팽이 자신들의 감독 데뷔작이었던 동명의 1999년산 히트 태국영화를 할리우드 자본으로 리메이크한 액션 스릴러물. 4,500만불의 제작비가 소요된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는 <패밀리맨><더록><내셔널트래져>등의 수많은 히트작들로 전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출연하고 있으며, 샤크릿 얌남이라는 태국 배우와 <칠검><뉴폴리스스토리><천녀유혼>의 양채니가 주조연으로 함께 하고 있다. 미국 개봉에선 첫 주 2,650개 개봉관으로부터 개봉 주말 3일동안 778만불의 저조한 수입으로도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현지 개봉시 평론가들로부터는 혹평을 받아야만 했다.

줄거리
용병출신의 일급 킬러 조는 태국의 흉폭한 갱단 두목인 수랏으로부터 자신의 숙적인 4 명의 권력자를 암살해달라는 비밀 의뢰를 받고 방콕으로 향한다. 조는 길거리에서 호객행위를 하며 관광객의 주머니를 터는 소매치기 콩을 심부름꾼으로 고용하고 암살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그러던중 그는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찾은 약국에서 만난 벙어리 약사 폰에게 이상하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임무가 진행되어가면서, 조는 고용인 수랏이 4명 뿐 아니라 자신도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음을 알게되는데....



일명 팽브라더스라고 불리는 형제 감독 옥사이드 팽 천, 대니 팽은 현재 헐리웃에서 제법 자리를 잡은 태국출신 감독들이다. 자국 영화 <방콕데인저러스>와 <디아이1,2>의 작품성과 실력을 인정받아 미국으로 옮겨와 <메신저: 죽은자들의 경고><방콕데인저러스(2008)>로 연속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성공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1위치고는 비교적 저조한 성적인데다, 비평가들로부터는 그야말로 혹평이란 혹평은 모두 받았고 심지어는 관객들마저도 고개를 저을 정도로 완성도와 작품성은 좋지 못했다. 하지만 원작 <방콕데인저러스>로 세계적인 영화제들에서 상을 받고 <디아이>로 수많은 공포영화팬들의 찬사를 받았던 경력이 있는만큼 한동안은 헐리웃에서 적응기를 거치더라도 결코 실력을 펌하할만한 감독들은 아닌거 같다. 현재 국내 출신의 감독들중 헐리웃에 정착한 인물은 한명도 없는걸 보면 오히려 팽브라더스는 우리에게 부럼움과 존경의 대상이 아닐까 싶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팽브라더스가 99년에 연출한 <방콕데인저러스>를 니콜라스 케이지라는 세계적인 스타를 캐스팅해 리메이크한 작품인 이 영화는, 마치 80년대 홍콩느와르를 보는듯한 촌스럽고 식상한 줄거리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하고 있다. 팽브라더스가 과연 어떤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모국에 대한 애국심때문인지 굳이 방콕이라는 별볼일 없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벙어리 여인을 사랑하게되는 킬러에 대한 이야기를 그야말로 무슨 공식처럼 풀어나가고 있다. 특히나 앞 대머리에다 뒷머리는 장발을 하고 있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모습은 뽀대는 커녕 우스꽝스럽기만 하고 날쌘 액션 연기를 보이기엔 그디지 민첩해보이지 않느 육중한 체격으로 인해 많이 힘들어 보이기까지 한다. 물론 보트 추격씬이나 제자와 맨손으로 대련하는 장면같은 경우는 확실히 팽브라더스의 재능이 살짝 느껴지는 나름 볼만한 장면들이지만 어울리지 않는 니콜라스 케이지와 뻔한 줄거리때문에 그만 묻혀버리고 만다.



그나마 이 영화의 볼거리라고 한다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양채니의 모습을 볼수 있다는것이다. 그녀가 맡은 벙어리역도 이미 주윤발의 <영웅본색>에서 수십년전에 사용했던 설정등을 그대로 갖다 쓰고 있는 한심한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청초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지닌 양채니의 모습은 제법 잘 어울리지 않았나 싶다. 어쩌면 팽브라더스도 양채니가 연기한 벙어리라는 캐릭터가 상당히 진부하고 식상하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중국인이 태국인역을 연기해야하다보니 어쩔수 없이 그런 선택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유야 어쨋건 킬러와 벙어리 아가씨의 사랑은 진부함의 극치를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다.

태국만의 독특한 개성을 살리지 못하고 쌍팔년도에나 유행했던 홍콩 액션영화들을 짜집기한듯한 줄거리와 영상들이 그야말로 니콜라스 케이지의 명성을 믿고 선택했던 관객들에게 낚였다라는 느낌을 줄만큼 기대보다 많이 실망스러운 작품이다. 게다가 헐리웃에서 자리잡고 있는 몇 안되는 아시아계 감독인 팽브라더스에게 성공을 가져다 준 원작 <방콕데인저러스(1999)>의 매력은 전혀 찾아볼수 없는 별볼일없는 뻔한 액션영화로 리메이크를 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도 굳이 긍정적으로 바라보자면 예전 홍콩 액션영화들에 대한 향수가 있는 관객들이나 집에서 아무생각없이 킬링타임용으로 볼만한 액션영화를 찾는 사람들에겐 그렇게까지 최악인 영화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10점 만점에 5점을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