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 2007)
범죄.스릴러.드라마 / 미국 / 122분
개봉 2008.02.21
감독 에단 코엘, 조엔 코엘
배우 토미 리존스,하비에르 바르뎀,
조쉬 브롤린....
코맥 맥카시가 미국과 텍사스 국경을 배경으로 쓴 '국경 3부작’중 가장 최근작인 2005년산 동명 소설을스크린으로 재현한 스릴러.
미국 개봉에선 소규모 개봉된 이후 개봉 2주차에 극장수를 28개에서 148개로 늘였는데, 여전히 작은 상영관 수에도 불구하고 주말 3일동안 308만불의 수입을 기록, 당당히 주말 박스오피스 7위에 랭크되었다.
줄거리...
영화의 주인공 를르윈 모스는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퇴역군인으로서 아내 칼라 진과 함께 편안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카우보이이다. 어느날 텍사스주 서부의 사막 한가운데서 카우보이로서 한가롭게 사냥을 즐기던 모스는 총격전이 벌어진 듯 출혈이 낭자한 채 사람들이 죽어있는 기이한 현장을 발견한다. 물을 갈구하는 유일한 생존자를 외면한 채 떠나던 모스는 자동차 뒷자리에서 다량의 헤로인과 240만 달러의 거액이 든 돈가방을 발견하고 아무생각없이 챙긴다. 새벽녘에 다시 현장을 방문한 모스는 때마침 마주친 경찰에게 쫒기게 된다. 그의 뒤를 냉혹한 연쇄 살인마 안톤 시거가 추적하고, 보안관 벨이 개입되면서 상황은 점점 혼돈속으로 빠져드는데…
영화를 보기전이라면 당연히 많은 사람들은 배우 '토미 리 존스'가 가장 눈에 들어오는 이름이고 영화를 기대해보게끔 만드는 이름일것이다. 하지만 단연컨데, 이 작품을 감상하게되면 관객들은, 잔혹하고 두려움을 불러 일으키는 카리스마가 작렬하는 사이코패스 살인마 역의 '하비에르 바르뎀'이란 배우를 평생 잊지 못할것이다. 그의 표정과 말 한마디 하나 하나가, 누군가를 꼭 죽이지 않는 장면이라 할지라도 관객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느끼게 할 정도록 최고의 살인마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속에서 처음 등장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상당히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큰 얼굴과 느끼한 쌍카풀, 눈에 확 띄는 코구멍, 촌스러운 머리 스타일등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인 동시에 개그맨 같이 생겼다는 느낌을 들게 할 정도이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고 산소통을 들고 다니면서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의 머리통을 뚫는 그의 사이코패스 연기를 보면 그야말로 오금이 저릴 정도다. 특히 상점 주인을 죽일지 살릴지 동전을 던져서 결정하는 장면에서 결국 동전의 앞면을 주인이 맞추었기에 죽이진 않지만, 화면에 피 한방울 보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수십명을 난도질한거 같은 공포감을 조성하는 그의 카리스마는 정말 최고중의 최고라고 평가하고 싶다.
개봉 당시 이 작품은 비평가들로부터 그야말로 만장일치로 찬사를 받았는데, 롤링 스톤의 피터 트래버스는 “두말이 필요없이 명백한 걸작인 이 영화는 (11월 말인) 현재까지는 단연 올해 최고의 걸작.”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특히 평론가들은 극중 살인마로 출연하는 하비에르 바르뎀의 연기에 찬사를 보냈는데, 뉴욕 타임즈의 A.O. 스캇은 “영화의 중심에는 (바르뎀이 연기하는) 악마가 있다. 그 악마는 너무나 냉정하고 너무나 극단적이며 너무나 무자비해서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극장안의 온도가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전율감을 나타내었고,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의 테리 로손 역시 “바르뎀은 <양들의 침묵>의 안소니 홉킨즈 이후 영화속 최고의 악당.”이라고 깊은 호감을 나타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배우는 '하비에르 바르뎀'이 분명하지만, 사실 실질적으로 주인공에 가장 가까운 역활을 한 배우는 경찰과 살인마로부터 쫒기는 '조쉬 브롤린'이라고 할수 있다. 3명의 배우가 공동주연이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조쉬 블로린의 역활인 카우보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비록 '하비에르 바르뎀'의 연기에 묻히기는 했으나, 영화속에서 사이코패스 살인마와 팽팽한 긴장감과 대결을 펼친 그의 연기도 상당히 볼만했다.
전직 해병출신인 그가 최고의 프로 살인마와의 대결속에서 어느정도 버텨주고 대등하게 맞붙어 주었기에 영화가 긴장감 넘치고 스릴있게 전개될수 있었다. 참 재미잇는건 이 영화는 그렇게 대사가 많은 작품이 아니다. 특히나 '토미 리 존스'를 제외한 두 주인공은 굉장히 과묵하고 조용하지만, 다른 싸구려 스릴러영화처럼 굳이 시끄럽게 떠들거나 억지스런 행동들 없이도
충분히 매력적인 액션과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주고 있다.
아 영화에 다소 아쉬운점이 있다면 너무 꾸밈(?)이 적지 않았나 싶다. 예를들면, 이 영화에서는 배경음악이 거의 안나온다. 긴장감 넘치는 액션씬에서도, 공포감이 가득한 죽음앞에서도 전혀 음악이 안깔리고 있다. 어찌보면 그래서 더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느낌을 줄수도 있고, 감독의 잔재주로 관객을 현혹시킬려는 인위적인 움직임이 없어서 좋게 평가할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은.. 아주 조금은 좀 더 오락성을 살리기 위해 약감의 꾸밈이 있었으면 좋지 않나싶다.
그리고 이 훌륭한 영화에 9점을 주고 싶지만, 마지막 결말이 다소 허무하게 결정지어진다는 아쉬움때문에 망설여지기도 한다. 마지막 엔딩부분은 확실히 여타 영화들보다는 독특하게 마무리하고 있어서 관객들로 하여금 묘한 기분의 신선한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전형적이 헐리우드 스타일에 익숙해져버린 사람들은 조금 허탈할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약간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영화는 정말 뛰어난 수작이며, 평생 잊을수 없는 느낌을 관객에게 심어주고 있다. 추천해주고 싶은 스릴러 영화가 아닌가 싶다....
(국내 개봉은 2월 21일이라고 한다)
10점 만점에 8.5점을 주고 싶다.
*추가: 지금 방금 골든글러브가 수상작을 발표했는데, 하비에르 바르뎀이 최우수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영화는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했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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