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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포/호러

다크 플로어 (Dark Floors, 2008) -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어둠의 세계가 눈앞에 펼펴진다...

다크 플로어 (Dark Floors, 2008)


공포.스릴러.미스테리 / 핀란드.아이슬란드 / 84분
감독   페테 리스키
출연   키타, 스카이 베넷, 노아 헌틀리...

2008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된 공포/미스테리물로서 병원 엘리베이터를 탓다가 귀신,좀비,괴물,악마등이 있는 다른 차원의 세계에 들어서게된다는 이야기. 뮤직비디오를 주로 연출했던 핀란드 출신의 감독 페테 리스키가 핀란드의 하드락 밴드 '로디'의 숭배자들을 위해 만든 작품이다. 제작 국가가 핀란드로 표기되어있으나 배우들이 전부 영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느낌도 유럽스타일이라기 볻다는 헐리웃에 더 가까운 편이라 유럽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도 거부감 없이 볼수 있다.

줄거리
자폐증이 있는 사라는 병원에서 검사도중 발작을 일으키게 되고 사라의 아빠 벤은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고 한다. 담당 간호사 에밀리는 사라를 데리고 병원을 떠나려는 벤을 설득하기 위해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게되고, 때마치 경비원 릭과 병원을 찾은 토비어스 그리고 이상한 느낌의 존도 같이 타게된다. 엘리베이터가 7층과 6층을 지나가는 순간 정전이 되면서 멈추어 버리게 되고, 6명은 인터폰으로 도움을 요청해 보지만 아무도 대답해오지 않는다. 잠시 시간이 흐른후 다시 전기가 들어오게되고 6명은 6층에 내리지만 환자들과 의사들이 전부 사라진체 텅빈 6층일뿐이다. 어린 사라는 계속해서 알수없는 혼잣말을 하면서 이상한 그림들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 그들앞에 귀신이 나타나게 되고 5층으로 도망치지만, 5층은 즐비한 시체들과 함께 잔인한 괴물이 그들을 반기는데...



주로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던 감독이라서 그런지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의 영상만큼은 왠만한 헐리우드 공포물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특히나 텅빈 병원을 배경으로 각종 괴물들과 악마, 그리고 좀비등의 특수분장이나 미술등은 보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숨죽이게 만든다. 그리고 이미 비슷한 줄거리의 영화가 있기는 했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온갖 두려운 대상들이 있는 현실이 아닌 또 다른 차원의 세계라는 설정은 공포영화 매니아들의 호기심과 군침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지 않나 싶다.
어둠의 세계로 떨어진 주인공들이 도저히 끝도 답도 없는 그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와 비슷하다고 할수 있다. 그런데 워낙 소수의 영화팬들이 감상한 작품이라 리뷰나 정보등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대부분 이영화를 좀비물로 분류하는듯 싶다. 하지만 필자의 기준으로 볼때 좀비와 비슷한 크리처들이 잠깐 나오기는 하지만 좀비물로 단정짓기에는 좀비영화의 조건이나 특징들을 거의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에 결콤 좀비영화라고 할수는 없을거 같다.


분명 비쥬얼적인 볼거리나 완성도도 높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감독의 연출력도 비교적 괜찮으나, 볼만한 공포물이라고 하기엔 여러가지 부족한점들이 눈에 띈다. 첫째, 영화의 줄거리와 설정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나 정보등이 많이 부족하다. 영화가 끝난 후에 결말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고민하게되는걸 떠나서, 영화보는 중에도 주인공들의 행동이나 대사에 대한 명확한 이유나 연관성에 대해서 설명이 너무 부족해 공감하기가 많이 힘든편이다. 둘째, 분명 괴물들이나 귀신들이 높은 퀄리티의 특수 효과/분장을 보여주고 있지만 공포/스릴러물의 생명인 긴장감이나 무서움이 그만큼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도저히 빠져나갈 방법이 없는 지옥에 떨어진 주인공들의 상황이나 어둡고 절망적인 분위기의 병원의 모습등이 그저 심리적인 공포감만 전달할뿐 시각적으로 놀라고 무서운 장면들은 아예 없다고 무방하다. 셋째, 모든 열쇠를 쥐고 있는 아역배우의 어설픈 연기와 전혀 논리적이지 못한 결말을 꼽을수 있다. 어른들은 모두 어찌된 영문이지 모르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데, 아이는 모든걸 다 알고 있는것처럼 앞으로 일어날일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이상한 말들을 떠든다. 그런데 아역배우의 연기는 글쎄... 전벼 신비감 따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말하는 대사나 표정등이 상당히 어설프고 부자연스러워서 이부분에 있어선 관객의 몰입에 방해까지 줄 정도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1시간이 넘게 영화를 보면서 깔끔하고 명확한 설명과 해석을 기다린 관객들에게 감독은 뜬금없고 억지스러운 결말을 보여준다. (이부분은 스포일러이기에 밑에 따로 적어보겠다.)  


공포영화라면 모름지기 놀라고, 무섭고 긴장감이 넘쳐야 제맛인 팬들이라면 그런 점에선 이 작품을 높게 평가하지 못할것이다. 반면에 암울하고 절망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미술과 특수분장/효과등을 상당히 잘 만들어낸 점들은 플러스 요인이 될수있다. 중반부까지는 기대했던것보다 높은 완성도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설정과 이야기 전개가 볼만하지만, 식상하고 다소 억지스러운 후반부의 결말은... 마무리만 잘했으면 상당히 괜찮은 평가를 받을뻔했던 작품이었을거라는 상당한 아쉬움을 남게 만들고 있다. 어쨋든 인지도가 높지 않은 작품이라, 헐리웃이 아니라 유럽의 핀란드 작품이라 별 기대없이 B급 공포물이라고 예상한 팬들이라면 의외로 나름 볼만한 작품이라고 느끼지 않을까 싶다.

10점 만점에 7점을 주고싶다.

(밑에는 스포일러 있으니 감상전인 분들은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결말에 대해서 (스포일러)-

일단 필자같이 평범한 영화 관객이라면 결말 부분을 두가지로 해석하기 쉬울거 같다. 이 모든일이 자폐아 소녀 사라가 엑스레이 기계에 들어갔을때 느낀 불안함과 두려움이 만들어낸 상상이란 것과, 사라에겐 영화에선 전혀 설명이 안되어있지만 뭔가 특별한 능력이 있는(빛의 존재) 소녀라 마지막 악마를 무찌르고 모든일이 시작되기 전의 엑스레이 찍을때로 다시고 돌아갔다는 두가지의 해석이 가능하지 않나 싶다. 물론 아직까지 이 영화를 접해본 영화팬들이 많지 않고 전문가들의 평과 자세한 정보들이 거의 없는 상태라 위의 두가지중 하나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빨간 크레파스를 찾던 사라가 다시 모든일이 있기 전으로 돌아가 파란색 크레파스를 찾는다는것과, 엔딩장면에서 부랑자 존이 다가와 이제 더이상 춥지 않다고 말을 한것으로 보아 상상이라기보다는 실제로 겪었던 일이 아닌가 싶다.


밑의 사진이 핀란드 하드락 그룹 '로디'이다. 실제로 저런 분장을 하고 공연을 하기도 하며, 영화에도 그들이 직접 공연때 분장 그대로 하고 출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