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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스릴러/미스터리

헨젤과 그레텔 (2007 - 한국의 팀버튼,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을 꿈꾸는 젊은 감독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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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젤과 그레텔 (2007)



판타지.드라마.스릴러 / 한국 / 116분 / 개봉 2007.12.27
감독   임필성
출연   천정명, 은원재, 심은경, 진지희, 박휘순...


서양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바탕으로 무겁고 어두운 느낌으로 각색한 판타지/드라마. 흥해에는 실패했으나 실험적이고 새로운 스릴러 공포물을 만들어냈다는 찬사를 받은 임필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이다. 천정명이 숲속에서 길을 잃어 아이들에게 잡혀버린 주인공을 연기하고 있으며, 은원재 심은경 진지희라는 세명의 아역배우들이 신비하면서도 섬뜩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평단의 나쁘지 않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감독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흥행에는 실패했다.



줄거리
어릴 적 떠나간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 은수는 사고로 정신을 잃는다. 깊은 밤, 숲에서 눈을 뜬 그의 앞에 돌연 나타난 소녀. 은수는 홀리듯 그녀를 따라 세 아이가 살고 있는 ‘즐거운 아이들의 집’으로 향한다. 그림책에서 빠져 나온 듯한 집은 장난감과 과자로 가득찬 아이들의 천국. 하지만 전화는 불통이고 숲은 아무리 헤매어도 출구를 찾을 수 없다. 바깥 왕래가 없는데도 늘 풍성한 식탁, 다락에서 흘러 나오는 기이한 울음소리, 아이들이 알려준 대로 가 봐도 미로처럼 제자리로 돌아오는 숲. 설명할 수 없는 일들 속에 은수는 아이들에게 비밀이 있음을 감지한다. 아이들을 무서워하던 엄마, 아빠는 설상가상 메모 한 장 남긴 채 사라지고, 아이들은 석연찮은 변명만 늘어놓는다. 며칠 후, 마치 아이들의 계획인양 또 다른 길 잃은 어른들이 아이들의 집을 찾아오고, 은수의 불안과 의구심은 더욱 깊어만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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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렸을때 읽었던 헨젤과 그레텔은 가난과 굶주림으로 인해 아이들을 숲속에 버리는, 당시 실제로 유럽에서 만연했던 일들을 기초로 만든 어린이 동화였다. 우리에겐 고려장이라고 하는 비슷한 풍습이 있었고, 역시 그걸 기초로한 전래동화도 존재한다. 하지만 임필성 감독이 이번에 내놓은 <헨젤과 그레틸>은 섬뜩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의 이야기로 재구성되어졌다. 그리고 판타지라는 장르에 걸맞는 수준높은 미술/분장/의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마치 미국의 팀버튼 감독의 영화들이나 유럽의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작품들과 비슷한 느낌마저 들고 있다. 그만큼 국내에서는 기존에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장르 및 참신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는거 같다. 하지만 그렇게 한국 영화의 장르를 다양하게 만들었다는 영화 외적인 공헌에도 불구하고 아쉽고.. 너무나 아쉬운 작품이 아닐까 싶다.

80년대에 제작되어졌던 환상특급을 표절했다라는 일부 주장이 있기는 하나 개인적으로 감상해본적이 없어서 그에 대해 어느 한쪽에 손을 들수는 없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무기는 독특한 역발상과 공포와 감동이 함께 뒤섞여 있는 시나리오가 아닌가 싶다. 원작 동화에서의 설정을 완전히 뒤엎어버려서 오히려 사랑에 굶주린 아이들이 어른들을 유혹한다는 발상은 충분히 관객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만큼 매력적이지 않나 싶다. 게다가 그저 스릴감이나 공포심만을 유발할려는게 아니라 소외된 아이들에 대해서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주제의식은 이 영화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감독의 연출력 문제로 이야기가 반복되면서 다소 지루함을 느끼게 하고, 잔혹 동화임에도 불구하고 스릴이나 공포심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수가 없다. 또 아역배우들의 연기는 합격점수를 받을만 하나 영화의 주인공이라 할수 있는 배우 천정명은 전체를 이끌어가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이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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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고 독특한 소재와 심혈을 기울인 미술/음향등이 분명 인정받고 칭찬받을만한 작품이나, 시작은 좋았으나 점점 꼬여가고 엉켜버리는 털실처럼 관객에게 아쉬움을 느끼게 하는 영화라고 하고 싶다. 조금만 더 세심하고 다듬었다면 해외의 영화들과도 대등할만한 수작이 탄생했을수도 있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와중에도 영화속 자매의 언니역으로 나온 심은경이라는 아역배우는 제2의 국민 여동생이라는 칭호까지 받으며 새로우 스타 탄생의 서문을 알리게 되었다. 밝고 해맑게 웃는 얼굴속에 끔찍하고 아픈 기억을 가진 소녀역을 그야말로 100% 완벽하게 소화냈다. 이미 각종 매스컴에서 그녀에 대해 연일 보도하고 있고, 온라인은 온라인대로 네티즌이 큰 관심을 보였던게 기억난다.

후반에 가서는 아이들의 초능력(?)을 선보이면서 갑작스럽게 아동영화 분위기를 뿜어내는등 세부적인 점들은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전체적으로는 한국영화에서는 기존에 볼수 없었던 참신하고 실험적인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예고편이나 포스터에서도 느껴지듯이 상당히 색채가 진하고 시각적인 부분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임필성 감독이기에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젊은 감독이 아닐까 싶다.

10점 만점에 6.5점을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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