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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멜로/드라마

행복한 엠마,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 (2006) - 국내 극장 직원들의 추천으로 장기상영했던 독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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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엠마,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 (Emma's Bliss, Emmas Gluck, 2006)


드라마.코미디.멜로 / 독일 / 99분 / 개봉 2008.01.03
감독   스벤 타딕켁
출연   조디스 트라이벨(엠마), 위르겐 포겔...



돼지, 닭을 키우며 외롭게 살아가는 순수한 시골 처녀와 암선고를 받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도시청년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끝이 보이는 사랑을 선택한다는 이야기. 작가 클라우디아 슈라이버의 동명 원작 소설을 토대로 만들었으며 클라우디아가 직접 영화 각본 작업에 참여해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08년 1월에 개봉하였고 비록 소수의 개봉관수지만 관객과 극장 직원들의 추천으로 장기 상영에 들어갔던 작품이다. 하지만 대부분 인천이나 지방의 극장이었기에 많은 관객이 접할수는 없었다. 농장을 가꾸며 살아가는 순박하고 씩씩한 돼지들의 친구이자 엄마인, 엠마의 코믹하고도 유쾌한 사랑이야기를 완성도 높은 연출력을 살려 원작의 감동을 백배 증가 시켰으며 췌자암에 걸린 막스와의 순수한 사랑이 잔잔하면서도 가슴이 찡해지는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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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한적한 농장에서 돼지, 닭, 오리를 키우며 혼자 사는 엠마, 동물 친구들 때문에 심심하진 않지만 함께 밥 먹고 대화할 남자가 그립고, 밀린 세금을 내야 할 돈이 필요하다. 그러던 어느 비 오는 밤, 하늘에서 남자와 돈이 떨어진다.

 결벽증 때문에 변변한 데이트 한번 못해본 막스. 시한부 선고를 받고 빗 속을 질주하다 교통사고로 엠마 농장에 불시착하게 된다. 모든 것이 뒤죽박죽 제멋대로인 엠마가 낯설고 특이하지만 싫지만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엠마의 농장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든 막스는 이곳에서 인생을 마감하려 하고, 엠마에게 한가지 부탁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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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것은 여자 주인공인 엠마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아닐가 싶다. 영화가 시작하자 마자 엠마는 마치 강아지와 놀듯 자신이 키우는 돼지와 함께 지푸라기가 깔리 나무밑으로 간다. 그리고선 돼지에게 사랑스럽게 이야기를 하다가 지푸라기속에 숨겨둔 칼로 돼지의 멱을 따버린다. 진짜 따버린다... 결코 C.G도 아니고 대역도 아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마치 공포/스릴러물이 아닌가 라는 오해를 할수 도 있겠지만 사실 그런 영화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밝고 코믹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이 매력인 작품이다. 이 장면에서도 비록 갑자기 한 여자가 돼지의 멱을 따기에 다소 놀라기는 하지만 분위기 자체는 전혀 잔인하지도 무섭지도 않다. 오히려 피를 흘리며 고통없이 죽어가는 돼지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숨이 멎을때까지 이마를 맞대고 함께 있어주는 엠마의 모습은, 비록 환경때문에 지저분하고 거칠은 겉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시골 처녀의 느낌이 느껴지고 있다.


인적이 드문 시골에서 오랫동안 혼자 살아오던 엠마는 나이가 제법 찼기에 끌어오르는 성욕을 달랠 길이 없다. 그래서 그녀가 유일하게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낡고 오래되서 심하게 덜컹(?)거리는 오토바이를 타는것이다. 마치 성인만화에서나 나오는 상황과 설정같지만 실제로 오토바이를 타며 오르가즘(?)을 느끼는 엠마의 모습은 상당히 코믹하면서도 안되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 어느날 하늘에서(?) 뚝떨어지 막스가 자신의 오토바이를 고쳐놓은걸 보고 마치 잡아먹을것처럼 달려들며 왜 그런짓을 했냐고 화를 내는 장면이 있다. 당신이 모든걸 망쳐놨다면 씩씩 거리며 돌아가는 엠마를 보며 칭찬을 기대했던 막스는 영문도 모른채 다시 오토바이를 예전 상태로 돌려놓느라 낑낑거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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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 빠지도록 웃긴 그런 코미디 영화는 아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코미디보다는 드라마나 멜로쪽에 더 가깝다. 전반에는 서로 다른 두 주인공이 만나면서 생기는 해프닝들을 억지스럽고 과장되기보다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을 정도로 잔잔하게(?) 웃겨주고 있다. 하지만 후반에 가서는 죽음을 앞든 막스와 그걸 알면서도 그를 사랑하고 헌신하는 엠마의 모습이 잔잔하면서도 가슴이 찡한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나 맨 마지막 장면에서 어쩔수없이 막스를 위해 가슴 아픈 선택을 해야하는 엠마의 모습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 아닐까 싶다.

전체적으로 독일 영화답게 헐리우 영화와는 전개방식이나 분위기등이 차별서이 느껴지며, 비록 빅스타나 대단한 볼거리는 없지만 짧은 시간의 만남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사랑했던 두 젊은이의 모습이 영화가 끝난후에도 머리속에 남아있는 그런 영화라고 최종 평가를 해보고 싶다. 개인에 따라 살짝 지루하다고 평가 할수도 있겠지만, 자극적인 영화에만 빠져 사는 관객이 아니라면 결코 후회할만한 영화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


10점 만점에 8점을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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